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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이랜드리테일, 지배구조 개편 3년 만에 원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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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07. 06. 17:22

3년 만에 킴스·글로벌 다시 흡수합병
위기대응 최우선
"통합 후 '체질개선 성과' 관전포인트"
이랜드그룹이 3년 전 단행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2022년 사업 확대를 위해 물적분할했던 킴스클럽과 이랜드글로벌을 다시 이랜드리테일로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브랜드 판매 전진기지이자 핵심 유통채널로 그룹 내 외형적 측면에서 맏형 역할을 했던 이랜드리테일이 코로나19 이후 재무 부담 확대와 실적 부진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은 구조조정 등으로 최근 부침을 겪으며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흡수합병에 대해 위기 대응 성격이 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대형마트 사업을 맡았던 킴스클럽과 패션 브랜드 사업을 담당하던 이랜드글로벌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물적분할을 통해 두 법인을 신설한 지 3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2022년 7월 대형마트 부문(킴스클럽)과 패션 브랜드 부문(이랜드글로벌)을 각각 분리해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번 흡수합병 결정은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의결했으며 합병기일은 9월 1일이다. 두 법인 모두 이랜드리테일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신주 발행 없이 합병된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 합병이 '사업 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그룹은 "대형마트와 패션사업 부문을 각각 운영하는 것보다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구조 효율화를 통해 유통과 패션 부문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흡수합병 결정이 그룹 내부의 구조조정과 재무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2020년 225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 데 이어 2021년 229억원, 2022년 875억원, 2023년 940억원, 지난해 1679억원으로 5년 연속 순손실 중이다. 2022년 이후에는 마곡사옥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이랜드파크 유상증자 지원, 노후 점포 리뉴얼 투자 등으로 이랜드리테일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2조원이 넘어서면서 순손실도 늘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는 이랜드리테일의 기업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말부터 외식과 유통 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킴스클럽 내에 '델리 바이 애슐리'를 입점시키고, 이랜드글로벌의 패션 브랜드인 'NC베이직' 'NC픽스' 매장을 확대하며 통합 운영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대형마트와 패션 브랜드를 이원화해 운영하던 기존 구조를 효율적으로 정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마케팅, 운영 체계의 일원화를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점포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랜드리테일의 이번 합병은 겉으로는 효율화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속내에는 위기 돌파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실적 부진과 신용등급 하락 속에서 이번 합병은 본질적으로 위기 대응 성격이 짙다"며 "통합 이후 이랜드리테일이 얼마나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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