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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한국과 관계 재정립”… 우종순 “경제 파트너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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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5. 22. 17:56

한중경제협회·주한중국대사 간담회
글로벌 무역 장벽 등 불확실성 심화
공급망·무역 체계 안정 도모 한마음
禹회장 "한·중 경협 소통·공감의 장
상호 존중·신뢰로 지속적 대화 필요"
22일 여의도 63빌딩에서 2025 한중경제협회-주한중국대사관 오찬간담회가 열렸다. 우종순 한중경제협회 회장(아시아투데이 대표이사 겸 회장, 앞줄 오른쪽 두 번째), 다이빙 주한중국대사(세 번째), 구천서 한중경제협회 이사장(네 번째) 등 참석한 귀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rnopark99@
미중 무역갈등으로 세계 무역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대한민국 새 정권 탄생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이때, 다이빙(戴兵) 주한중국대사와 우종순 한중경제협회 회장이 만났다. 글로벌 무역 장벽에 공동 대응하고 공급망과 무역체계를 안정화하자는 데 두 손을 마주 잡았다. 우 회장은 다이 대사의 취임을 계기로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설계해 나가기로 했다.

다이 대사는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철수를 재고해 달라며, 중국에 뿌리를 내리면 세계를 지배할 힘을 갖게 될 것이라 했고 특히 AI(인공지능)와 친환경 기술, 바이오 등에서 새로운 협력 기회를 찾자고도 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다이빙 주한중국대사 초청 한중경제협회 간담회가 열렸다. 우종순 한중경제협회장은 "이날 행사는 환영의 의미를 넘어, 한중 간 경제 협력의 소통과 공감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며 준비한 자리"라며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첨단기술, 에너지, 환경,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공급망 불안, 미중 통상 갈등 등으로 협력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대화와 조율이 중요하며, 오늘 함께하신 여러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한중경제협회는 그간 양국 민간 경제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해 실질적인 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우종순 한중경제협회 회장(아시아투데이 대표이사 겸 회장, 왼쪽)과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악수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구천서 한중경제협회 이사장 또한 환영사를 통해 "한중 양국은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이웃이며, 역사적·문화적으로도 긴밀한 동반자"라며 "국제정세가 혼란스럽고 복잡한 시대에 어떤 나라도 홀로 설 수 없기 때문에, 양국이 함께 손을 맞잡고 격려하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상호 이해와 포용을 통해서만 동북아 평화와 안정, 공동번영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화답해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한중 양국이 당면한 경제적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체제에서 세계에 커다란 불확실성이 도래했고 글로벌 경제는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한국도 예외 없이 올해 1분기 국내 총생산이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으며, 여러 연구기관들이 성장 전망은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배경에서 양국 간 무역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년 대비 0.1%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외부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고 국가 공급망 안정성을 유지할지 고민해 호혜적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이 대사는 여러 중국 경제의 회복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초대형 경제체로서 2024년 국내총생산(GDP)이 18조9500억 달러에 달하며 5% 성장했고, 1분기에도 5.4%의 성장률을 기록해 주요국 중 선두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소비를 적극적으로 진작하고 산업 고도화와 기술 혁신을 확대하며, 국내외 무역 일체화를 촉진해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연간 5% 성장 목표 달성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중국이 전 세계 120여 개 국가의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세계 경제 성장 기여율이 30%를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앞으로도 개방을 확대하고, 세계 경제의 '안정적 닻(anchor)'이자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열린 중앙주변외교회의에 대해서는 "중국 역사상 처음 개최된 중앙급 회의로,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중국은 앞으로도 평화공존, 공동 번영, 민생 우선, 정의 추구, 운명 공동체라는 내용의 대외 정책 노선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4월 시진핑 주석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글로벌 기업인을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이 자리에서 중국은 개혁 개방을 계속할 것이며 외국자본 기업들과 이익을 함께 나누고 성장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말했듯 중국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외국인 투자기업에게 여전히 이상적이고 안전한 기회의 땅"이라며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곧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이 대사는 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며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이 대사는 "중국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는 WTO 규정을 위반하고 자유무역 체계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은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반격 조치를 취했다"며 "이는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국제적인 공정성과 정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는 한국을 포함한 타국들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2025 한중경제협회-주한중국대사관 오찬간담회에서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축사 및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최근 미국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진행해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생산자와 소비자, 국제사회의 기대에도 부합하는 회담이었다"며 "양국이 이견을 좁히기 위한 첫걸음이었으나, 미국이 다시 무역전쟁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언제든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나, 필요하다면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 대사는 이어 "중한은 모두 자유무역과 경제 글로벌화를 지지하고 혜택을 받아온 국가이며,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제주에서 열린 APEC 무역장관 회의에서도 다자무역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지역 협력을 강화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화해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에서 열린 '10+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중국-아세안 특별 경제장관회의 등도 언급하며 단합과 협력을 강화해 악화되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국은 아세안 특별무역장관회의에서 자유무역지대 3.0 협상 완료를 함께 선언했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성과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지역 및 다자협력을 더 깊이 추진하고 외부 리스크에 공동 대응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관계에 대해 새출발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다이 대사는 "중한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자, 운명을 함께하는 고품질 협력 파트너"라며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은 3280억 달러로 5.6% 증가했고, 중국은 21년째 한국의 최대 무역국이며, 한국은 다시 중국의 제2대 무역국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특히 산업·공급망에서의 깊은 연계를 강조하며 "물론 최근 몇 년간 양국 산업 간 경쟁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협력 전략성과 상호보완성은 변하지 않는다"며 "30여년 전의 수교 당시와 비교할 때 양국 경제 상황과 외부 환경이 모두 크게 변했기 때문에, 이를 다시 인식하고 새 출발점에서 협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객관적, 이성적으로 바라봐 달라고 촉구했다. 다이 대사는 "일부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해 20~30년 전처럼 중국에서 쉽게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나 중국의 산업 고도화가 너무 빨라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며 철수하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오히려 중국의 지속적인 개방 확대와 빠른 발전으로 인해 소비, 산업이 고도화되고 있어 외국 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중국에 뿌리를 내리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고, 중국 시장을 잃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흥 협력 분야를 개척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다이 대사는 "양국은 각자의 장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발굴해야 한다"며 "인공지능, 친환경 기술, 고급 제조업, 바이오, 저공간 경제, 디지털 경제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더 높은 수준의 공급망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급망 안정도 중요 의제로 꼽았다. 다이 대사는 "양국은 생산, 공급망에서 상호 의존 관계에 있다"며 "무역·투자 자유화와 편리화를 적극 추진하고 문제가 생겼다면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디커플링(분리) 및 단절 같은 개념은 위험하고, 경제 문제를 정치화·안보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면서 자유무역체계, 국제적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한중 FTA 협상과 관련해 "10년 전 체결된 1단계 협상은 양국 경제·무역·협력에 역사적인 기여를 했다"며 "2단계 협상은 투자 및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협상이 조속히 진전을 이뤄 양국 협력이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중 수교 33년 동안 많은 한국 기업들이 양국 경제에 기여해 왔다"며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도 더 멀리, 글로벌한 시각으로 협력 관계를 바라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한중경제협회는 우호 관계 및 기업 교류 증진에 노력해 왔으며, 민간교류와 지역 협력 심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협회가 더 큰 역할을 발휘해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고, 중국의 발전 기회를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사관은 협회와 함께 많은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한편 한중경제협회는 지난해 정기총회를 시작으로 한중(혜주)산업단지 서울 투자협력설명회를 개최, 랴오닝성 성장의 방한 행사 참석 등 굵직한 행사를 통해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힘을 보탰다. 올해도 정기총회 및 중국대사관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한중 산업단지 투자협력 설명회, 한중 경제협력 관련 포럼 등을 추진하면서 협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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