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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 “국민노후 책임지는 TDF…장기투자 의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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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5. 05. 22. 18:00

연10%대 성장하는 퇴직연금 시장
수익률 제고 위해 장기적 접근 필요
중도인출 요건 까다롭게 설정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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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등 3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퇴직연금의 장기투자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작년 말 427조원을 넘어선 퇴직연금 시장은 매년 10%대로 성장하고 있어 2035년에는 100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장기투자를 의무화해 노후자금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장기투자 펀드인 TDF(타깃데이트펀드)가 앞으로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TDF는 은퇴시점을 목표시점으로 하는 상품인데 장기투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특히 과거 퇴직연금 제도 도입 시 국내 자산운용사들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2023년 중소기업 퇴직연금 운용의 경우에는 해외 자산운용사들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상태다. 이미 2017년을 기점으로 한국 자산운용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TDF 수익률이 해외 자산운용사들을 뛰어넘은 만큼, 앞으로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시장 진입을 하게 되면 효과적인 자산배분과 수익률을 내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3월 기준, 국내 TDF시장 자산규모는 18조원으로 20개 운용사들이 195개 상품을 운용 중이다. TDF시장은 해외 위탁 및 자문 TDF와 국내 자체 TDF로 나뉘는데, 과거에는 해외 위탁 TDF 시장이 컸다면 2021년부터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자체 TDF 규모가 더 커지기 시작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자체 TDF의 자산 배분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하면서 수익률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이 같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 가장 큰 요인은 퇴직연금 도입 당시부터 국내 금융사들만 연금을 운용할 수 있게끔 정한 제도적 장치 덕분이었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마케팅 부문 대표는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시, 정부에서 국내 금융회사와 국내 펀드로만 투자가 가능하도록 법을 도입했다"며 "덕분에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로부터 한국 연금 시장을 지켜낼 수 있었고, 한국 자산운용사들 또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금 자산이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부터 제도적으로 고민한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과 미국운용사의 TDF 2045빈티지 중 각국 수탁고 1위인 펀드를 기준으로 봤을 때, 국내와 해외 운용사의 수익률 차이는 상당하다. 3월 말 기준, 한국 TDF 2045의 수익률은 97%인 반면, 미국 TDF 2045는 47% 수준이다. 미국 TDF의 경우, 미국 주식이 48.90%, 미국 외 주식이 33.90%, 미국채권 12.10%, 미국 외 채권 5.10% 등으로 이뤄져있다. 한국 TDF의 자산 구성을 보면 미국 주식(46.65%), 미국 외 주식(35.43%), 미국 채권(3.23), 미국 외 채권(10.72%), 대체자산(4.06%) 등으로 다양한 분산 투자를 시도했다. 특히 환헤지는 물론 시장 상황에 빠른 대응을 한 부분이 수익률 상승 요인이다.

이 같은 수익률 차이에도 최근 중소기업 퇴직연금 운용 시장과 관련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23년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 관리 운용의 경우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아닌 해외 금융사들도 운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6조의4에 따르면 외국계 금융사도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신설됐다. 이렇게 되면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이 약화될 소지가 있다. 해외 금융사들이 한국 금융사 및 자산운용사를 거치지 않고 연금 시장에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 대표는 국내 은퇴자들의 노후자금 마련 및 자산 증식을 위해서 장기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연금 선진국들의 경우, 중도 인출이 안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이직을 하거나 주택 구입 등의 이유로 중도인출이 모두 가능한 상황이다. 중도인출 수요가 많기 때문에 국내 퇴직연금 자산배분에서 실적 배당 상품은 12.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몰려있다. 일본이나 호주의 경우 원리금보장형에 투자하는 비중은 20% 미만으로, 해외주식이나 채권, 대체자산 등 다양한 자산배분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도인출 요건을 까다롭게 해 장기투자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장기투자의 장점은 수익률 상승인데, 국내 TDF2045 빈티지 수탁고 1위인 상품 수익률을 보면 1년 보유 시 최저 수익률은 -16%이지만, 5년 보유 시 최저 수익률은 4.8%다. TDF는 장기투자 펀드인만큼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장기투자 자금으로 다양한 국가의 주식과 채권 등 분산투자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손 대표는 장기 투자를 의무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리금 보장상품의 투자를 제한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3가지 문제인 '저금리·저성장·고령화'의 악순환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 대표는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연금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제고해야 하고,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장기투자는 의무화, 원리금보장형에는 투자 금지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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