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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트럼프’ 밀레이, 개방경제로 보호무역주의 트럼프와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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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4. 21. 12:50

밀레이, 관세·규제 철폐...저렴한 수입품 증가로 물가 폭등 완화
아르헨 대학생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좌파 페론주의와 비슷"
1930년 대공황 때 폐쇄경제 시작
페론주의자, 자급자족 급진 보호무역주의 구축
멜리이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게이로드 내셔널 리조트 앤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자신을 소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면서도 관세·수입 제한 등 무역에서는 그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두 정상이 무역에 관해서는 극과 극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과 적국 모두에게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자유지상주의자(Libertarian)인 밀레이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폐쇄적인 아르헨티나 경제를 변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자유 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관세 및 수입 제한이라는 보호주의 경제를 해체하고, 수입 붐을 일으키면서 다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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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오른쪽)이 9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의 팔라시오 데 로페즈 정부 궁전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지지자 밀레이, 개방 경제로 보호무역주의 트럼프와 극과 극
아르헨 대학생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좌파 페론주의 폐쇄 경제와 비슷"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밀레이 대통령이 개혁 대상으로 삼은 페론주의 좌파 정치인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이름에서 딴 페론주의 좌파들은 오랫동안 무역 장벽을 선호, 아르헨티나를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경제로 만들었다.

밀레이 대통령의 무역정책을 지지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학생 후안 곤잘레스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페론주의와 더 비슷하며 밀레이는 페론주의 경제 정책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밀레이 대통령이 2023년 12월 취임한 이후 아르헨티나에는 독일 맥주·글루텐 프리 오레오·중국산 트랙터 등 수입품이 급증하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 외화 구매에 대한 세금을 폐지했고, 최근에는 전자제품 수입업체의 안전 인증 의무와 타이어·시멘트·엘리베이터 반입에 대한 다른 제한을 없앴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수입액은 60억달러(8조5000억원)에 육박,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그 가운데 중국산 수입이 두배 이상 증가했고, 미국·유럽·브라질로부터의 수입도 늘었다. 아울러 페소화 강세로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해외 상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수입 급증으로 달러 수요가 증가해 중앙은행의 외화 보유액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밀레이 정부는 지난 11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00억달러(28조5000억원)의 새로운 대출을 예비 승인받았다.

밀레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가운데)이 1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카사 로사다 대통령궁에서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파트리시아 불리치 국가안보장관·기예르모 프랑코스 수석장관(내각 총리)이 배석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00억달러의 대출을 받기로 예비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AFP·연합
◇ 밀레이, 관세·규제 철폐...저렴한 수입품 증가로 인플레 폭등 완화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를 개방하면 국가 보조금에 덜 의존하고, 수출도 할 수 있는 생산적인 기업들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며 저렴한 수입품이 취임 당시 연 200%가 넘던 인플레이션을 56%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WSJ은 전했다.

실제 많은 아르헨티나 사람은 더 많은 무역의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멘도사주는 3월 인도와 당뇨병 치료제 수입 계약을 체결해 비용을 절반가량 줄었고, 농산물 수출업자들은 관세 인하로 비료 비용이 30%나 떨어졌다고 했으며 아마존에서 쇼핑도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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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르헨티나 여성이 3월 24일(현지시간) 군사 쿠데타 49주년을 맞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요 광장으로 행진하면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2007~2015년)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AFP·연합
◇ 아르헨, 1930년 대공황 때 폐쇄 경제 시작...페론주의자, 자급자족 경제 구축, 급진적인 보호무역주의 국가

아르헨티나는 1930년 세계 대공황에 대응해 경제의 대부분을 폐쇄하기 시작했고, 페론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입을 대체하는 자급자족 경제를 만들려고 하면서 급진적인 보호무역주의 국가가 됐다고 파블로 게르추노프 아르헨티나 경제사학자가 설명했다.

페론주의자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2003년 5월~2007년 12월)와 그의 부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2007년 12월~2015년 12월), 그리고 알베르토 앙헬 페르난데스 정부(2019년 12월~2023년 12월)는 고임금 공장 일자리 및 달러 부족에 따른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보호를 위해 수입 제한을 강화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 가장 제한적인 무역 체제를 구축한 국가가 됐고, 2023년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남미에서 가장 개방적인 경제인 이웃 나라 칠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주도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4일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개혁에 찬사를 보냈고, 밀레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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