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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3000억’ 동양 품는 우리금융… 패권 경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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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 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4. 14. 18:01

업계 동양생명 인수 조건부 승인 예상
실버산업 등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은행·비은행 고른성장 빅3경쟁 발판
증권에 이어 보험 자회사 편입도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우리금융그룹이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은행 중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집중해 왔는데, 은행-카드-증권-보험-자산운용 등 은행과 비은행의 고른 성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연간 3000억원의 순익을 내는 동양생명을 자회사로 품에 안으면, 은행 등 다른 자회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순익 4조원도 노려볼 수 있게 된다. 하나금융그룹과 '빅3 금융그룹' 위상을 두고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동양생명·ABL생명 자회사 편입은 그룹의 자본력 강화로 이어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건 아니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생명보험시장의 성장세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동양생명은 업계 중위권으로 뚜렷한 경쟁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순익 등 수익성도 최근 매각을 앞두고 커진 측면이 있다. 우리금융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일정 규모 이상의 성장이 필요하고, 결국 그룹의 추가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 이후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노사 갈등 조정 등 원활한 화학적 결합도 필수다.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과도한 노사 갈등은 성장에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안에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자회사 편입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10일 두 번의 안건소위를 열었다.

업계에선 당국의 조건부 승인을 예상하고 있다. 보험사 매물이 쌓여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처럼 보험사 인수를 통해 안정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양생명이 3102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만큼, 자회사 편입은 우리금융 실적에 큰 도움이 된다. 당장 하나금융과의 빅3 금융그룹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우리금융의 성장 전략이 중요하다. 저성장과 초고령화로 신규 보험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생명보험이 레드오션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통합법인이 출범한다고 해도 영업전략과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다면, 기존 대형 생보사 경쟁에서는 뒤쳐질 수밖에 없다. 이는 판매채널 확대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 오롯이 우리금융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 금융그룹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도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성장 이후 경쟁력을 나타낼 수 있었다"며 "중위권인 동양생명이 우리금융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규모 확대를 위한 투자가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리금융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은 기대된다. 은행 영업점과 그룹 통합 플랫폼 '뉴원'을 통해 보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특히 자산운용 측면에서도 인프라 확대가 기대된다. 상품 포트폴리오에 보험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핵심 사업 중 하나인 WM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또한 보험사 편입으로 인한 투자여력 증가는 IB 성장에도 효과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WM과 IB의 성장은 비이자이익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이를 위해선 우리금융과 동양생명, ABL생명의 화학적 결합이 필수다. 기업·조직 문화의 차이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통을 최소화해야 한다. 통합 후 인력 효율화도 중요하다. 작년말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 더하면 1628명이다. 삼성생명(5115명), 교보생명(3893명), 한화생명(2790명)에 이어 4번째 많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신한라이프가 1547명임을 고려할 때 인력 조정이 예상된다. 중복인원을 중심으로 조정이 예상될 가능성이 크다. 경영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노조 등 직원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연간 3000억원 이상 순익을 내는 동양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높아진 자본력 만큼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할 수 있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버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도 창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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