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건설업계, 매각가 두고 이견…“헐값 매각 부담 커”
이달 말 3차 정상화 펀드 조성…외부 투자자 30%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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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매물의 매각가를 두고 저축은행과 건설업계 간의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매각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저축은행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정상화 펀드를 조성하면서 자체적으로 부실 정리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17일 각 금융권 협회가 공시한 PF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저축은행들이 보유한 PF 사업장 128곳 중 40곳은 아직 입찰을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업장의 감정 평가액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으로, 저축은행권의 전체 사업장 감정 평가액의 40% 수준이다. 매각에 난항을 겪으며 3회 이상 유찰된 사업장도 22곳에 달했다.
PF 경·공매 플랫폼의 도입에도 부실 정리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내로 부실 PF 사업장 정리를 마무리하기 위해 경·공매 플랫폼 도입으로 사업장 경·공매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플랫폼을 통해 사업장 정보·내역을 공개해도 마땅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다, 유찰률도 높아 여전히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건설 경기 부진으로 잠재적 매수자인 건설업체들의 자금 여력이 악화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통상 PF 사업장이 매물로 나오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시행사·시공사가 투자를 고려하지만, 장기간의 업황 부진과 부동산 시장의 경색으로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매도자인 저축은행과 매수자인 건설업계 간 눈높이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저축은행들은 기존 감정평가액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건설업계에서는 매물로 나온 사업장 가격이 높다는 인식이 나오고 있어서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실적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당장 경·공매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공매 플랫폼은 매수자에게 편의를 줄 뿐, 실제 매각 여부는 시장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상황이 관건"이라며 "그간 PF 부실로 많은 충당금을 쌓았는데 헐값 매각까지 이뤄진다면 저축은행들의 실적 악화로 또 다른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부실 정리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저축은행권은 이달 말까지 자체적으로 3차 PF 정상화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두 차례 진행했던 공동펀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목표 규모는 5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지난 1·2차 펀드에서 출자자와 자산 매도자가 같아 저축은행들이 부실 이연을 위해 펀드를 조성했다는 '파킹 의혹'을 지적받은 적 있었던 만큼, 이번 3차 펀드에선 30% 비중의 선순위 투자자를 외부 투자자(재무적 투자자)로 구성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상화 펀드를 통해 매각이 어려운 사업장을 유동화해 투자 자금을 모으고, 이 자금을 다시 사업장에 넣어 재구조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빠른 부실 정리를 위해선 단순히 경·공매 일변도로 가는 것보다, 펀드 조성을 통해 투트랙으로 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