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선부터 쇄빙선까지 '기회'
SMR 등 대체에너지 부문에서도
독보적 기술력 기반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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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이 중국 해상영향력을 강력하게 견제하면서, 대형 선사 및 선주들이 한국 조선업을 주목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세계 1위 HD현대중공업을 필두로 수주 확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아울러 에너지 개발 붐이 다시 불어올 것으로 점쳐지며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해양 플랜트, 가스선 등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또한 주목할 만하다. AI 시대가 도래하며 에너지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원전이 새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HD현대그룹은 국제핵융합실험로 등 특수기기 제조사로서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빌 게이츠가 주도하는 SMR 기업 '테라파워'와도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HD현대는 향후 '꿈의 선박'으로 불리는 SMR추진선 개발까지도 박차를 가하며 성장 동력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LPG·암모니아 운반선 고도화를 위해 현대제철과 손잡고 신규 강재를 개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 활용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혀 세계적으로 LPG 등 가스선에 대한 신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원가를 낮추면서도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는 강재로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다.
HD현대그룹의 조선해양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LPG운반선을 비롯한 가스선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다시 화석연료 사용 및 개발이 시작돼 운반선 수요가 늘어난다면 가장 큰 수혜가 전망되는 배경이다. 특히 LPG·LNG운반선은 저온의 액체 연료를 운반해야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된다.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올해가 시작된 지 두달 여만에 HD한국조선해양은 LNG벙커링선 4척, LPG·암모니아 운반선 1척 뿐만 아니라 탱커 2척, LNG추진 컨테이너선 12척, 에탄운반선 2척 등 총 21척의 수주를 따냈다. 연간 수주목표의 20% 가량을 채웠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이 자국 연안에 정박하는 선박에도 건조 국가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는 등 견제를 고도화할 전망이라 선사 및 선주들이 컨테이너선 등을 교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여러 선주들은 관련 페널티 현실화를 우려하며 동맹국인 한국 등에서의 신규 선박 발주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플랜트나 쇄빙선 수주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아직 미국은 자국 선박을 미국 내에서만 건조해야하는 존스법이 적용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선박 산업 부흥을 위해 한국 조선업에 협력을 요청한 만큼 기회가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HD현대그룹은 미국 현지 투자도 고려하며 사업 확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AI 고도화에 맞춘 에너지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화석연료의 확대 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또한 HD현대에게는 좋은 기회로 꼽힌다. 특히 위험성을 낮춘 소형모듈원자로(SMR)은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분류되는데, HD현대는 지난 2022년 빌 게이츠가 창업한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한 이후 협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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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의 원전 관련 기술은 1995년부터 한국형 핵융합로 연구에 참여하며 시작됐다. 주요 핵심설비인 진공 용기 개발과 제작에 참여했고, 2020년에는 국제 핵융합로 프로젝트 진공용기 첫 번째 섹터를 완성, 프랑스로 출하까지 성공한 바 있어 테라파워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고효율과 친환경성을 갖춘 SMR 추진선박은 HD현대가 투자를 집중하는 분야기도 하다. 지난달 HD한국조선해양은 SMR 추진기술을 적용한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설계모델에 대해 기본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HD현대는 교환사채로 조달한 자금 6000억원 중 3000억원을 SMR 추진 컨테이너선 개발에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