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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의 적반하장] 샤이 보수가 샤우팅 보수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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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2. 11. 17:45

류여해
류여해 (객원논설위원, 수원대학교 특임교수)
8여 년 전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대통령 탄핵 문제가 대한민국을 뒤덮었을 때 자신을 보수라고 믿고 살았던 사람들은 속병이 나서 식음을 전폐했다는 말을 많이들 하곤 했다. "너무 속이 상해서 밥이 안 넘어간다. 잠이 안 온다. 그래서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나갔다. 그 자리 서있어야, 거기서 소리라도 질러야, 겨우 일주일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받기도 싫다." "선거에 나가기도 싫다." 이런 심리가 당시 샤이 보수들의 심정이었다. 국민들, 특히 보수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슨 말이라도 해주시길 바라고 바랐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침묵은 길어져갔다. 그래서 국민들은 그저 그분이 건강만이라도 잘 유지하시기를 기도하며 태극기만 흔들 뿐이었다. 가슴이 저릴 대로 저린 국민들은 광화문으로, 구미로, 법원 앞으로,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하셨던 병원 앞으로 모여서 소리쳐 보았다. 그러나 비 내리길 바라고 또 바라도 비가 내릴 기미가 없는 마른 하늘인 것처럼 박 전 대통령은 아무런 답이 없었다.

2025년 대한민국은 완전히 바뀌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은 여러 법들을 본인 스스로 잘 알고 계셨다. 공수처의 속셈도 검찰의 특성도, 재판의 진행도, 진술인들의 진술서의 신빙성도, 더 나아가 이번 계엄과 내란죄 등에 대해서도 본인이 누구보다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자신 있게 말을 하였다.

대통령이 공수처의 잘못된 수사 권한을 지적하고, 검찰의 수사 권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보수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평범한 국민이 나섰다. 발에 밟힌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자신의 얼굴이 밟힌 느낌을 받고 집에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독감에 걸린 초로의 어르신들이 거리로 다시 나갔다.

그 모습을 본 젊은이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어르신들. 그때 저희가 몰랐습니다. 이제 저희가 나서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추운 밤 삼삼오오 2030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물었다. "왜 거리로 나온 거니?" 이런 대답들이 돌아왔다. "너무 몰랐습니다. 저희가." "우리가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이니까요." "제가 이제 알았습니다. 저는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것을." "이게 우리일이니까요." 그들의 젊은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해 봤다. "왜 샤이 보수가 샤우팅(shouting) 보수가 되었을까?" 네 가지로 대답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 정치적 환경
예전에는 자신들의 의견을 드러낼 공간이 없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기회도 적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대 진영의 목소리를 직접 듣게 되면서 정치양극화를 직접 느끼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수 있는 공간에 그런 목소리를 내려는 보수층이 늘어나게 되었다.

◇ 유튜브와 SNS의 발달
수없이 나오는 유튜브로 인해 정보에 대한 접근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등을 통해 댓글을 다는 등 자신의 의견을 쉽게 표출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서 정보를 얻으면서 자신도 정보를 제공하려는 생각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 이처럼 정보가 유통되는 다양한 경로는 더 적극적인 의사 표현의 장이 되었다. 자신도 이제 정치 패널과 동일한 지식으로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이들이 더 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전달하는 데 동참하게 됐다.

◇ 정치적 위기감

참다 참다가 "이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할 때 보수들은 더 강력하게 결집하는 모습을 보인다. 참을 수 있는 한계점을 지났기에 이제 더 이상 내가 방관해서는 안 되겠다고 느끼고 함께 뭉쳐서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질 때, 그저 침묵으로 반대의사를 숨기기보다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반대의사를 드러내게 되었다.

◇ 대통령이 직접 "뭉치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국가가 위기 상황"이라고 하고 "뭉치자"고 호소했다. 국민들은 자신이 뽑은 지도자가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라 강하게 불의와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의를 보이자 "대통령과 함께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바로 윤 대통령의 어퍼컷 장면이 보수의 가슴을 뜨겁게 했듯이, 윤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보수 국민들을 다시 뭉치도록 만들었다.

"대한민국이 위험한 줄 몰랐습니다. 대한민국이 이토록 망가진 줄 몰랐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샤이 보수가 이제는 태극기 흔들면서 샤우팅 보수가 되어 이렇게 외치고 있다. "윤석열 탄핵 반대!"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이런 외침이 광화문광장에서 꾸준히 들리더니, 이제는 부산에서, 대구에서 종전에는 보지 못했던 엄청난 인파들이 몰려들어 이런 함성을 내질렀다. 이제는 광주에서 대전에서 들려올 예정이다.

"나는 보수입니다. 나는 보수가 맞습니다. 자유우파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보수우파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생각해 보니 나는 좌파가 싫고 종북이 싫습니다.그래서 나는 샤이가 아닌 샤우팅 보수가 되기로 했습니다."

"우리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자!" 샤우팅 보수의 고함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더 크게 울려 퍼질 것이다.

류여해 (객원논설위원, 수원대학교 특임교수)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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