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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홈쇼핑·유료방송 송출수수료 분쟁 해결을 위한 정부 역할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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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1. 30. 13:37

김용희 교수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국내 방송산업 생태계에서 TV홈쇼핑과 유료방송 플랫폼 간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두 산업은 상호 호혜적이면서도 경쟁적인 관계를 맺는다. 홈쇼핑은 안정적 매출과 시청자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유료방송은 다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막대한 운영비와 품질유지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시청률, 매출 기여도, 광고효과 등 핵심 지표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부재해 분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결국 시청자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공정하고도 적극적인 개입이 필수적이다. 시장 자율성이 원칙이지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산업 전반과 시청자 편익이 훼손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투명한 데이터와 객관적 지표를 토대로 중립적인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며, 이해당사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신뢰할 수 있는 표준 데이터의 확보다. 현재는 각 사업자가 시청 패턴, 시청률, 매출, 광고효과 등을 개별적으로 산출해 객관성에 대한 상호 신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제3의 독립기관이나 공신력 있는 유관기관을 통한 체계적 데이터 수집·분석이 필요하며, 프로그램 시청 후 구매 전환율, 모바일 앱 이용도, 소비자 만족도, 광고 노출 대비 실질 매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 정부는 빅데이터 분석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와 전문인력 지원에 적극 나서고, 송출수수료 및 거래대가 문제를 전담할 전문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 이 조직은 방송·통신 융합 환경을 폭넓게 이해하고, OTT 및 모바일 플랫폼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정책을 수립하며,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갈등을 선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분쟁 조정 과정의 투명한 공개도 중요하다. 송출수수료 산정 근거와 그 합리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공개함으로써 업계 간 오해를 줄이고, 시청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커머스·미디어 융합 서비스가 늘어날 경우에도 유효한 선례가 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업계 역시 정보 공개와 협상 태도의 혁신이 요구된다. 공정한 지표가 제시되면, 일방적 주장보다는 합리적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갈등 비용을 줄이고, 창의적인 상품 기획과 소비자 만족도 제고에 집중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산업 발전과 각자의 이익에 더욱 부합한다. 아울러 한정된 방송 재원을 두고 과도한 경쟁에 매달리기보다는, 서로 협력해 보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데이터 기반의 투명한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 조정 기구를 설립한다면, 국내 미디어 산업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장 자율성과 공익을 동시에 고려한 효율적 정부 개입의 모델이자, 한국 방송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시청자 중심의 미디어 생태계 구축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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