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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신속·정확했던 본지 美대선 보도…NYT 등 美주요 매체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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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11. 26. 07:28

미 대선, 해리스 참패...미 주요 매체 굴욕
WSJ "10개 기관 중 8개 해리스 승리 예측"
아투, 여론조사 추이 면밀 분석
'트럼프 우세 속 해리스 상승세' 기조 유지
트럼프 '당선 유력' '대선 승리' 신속 보도
트럼프 막판 유세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일인 5일 새벽(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밴 앤델 아레나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Manjoo Ha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민주당 및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패배일 뿐 아니라 뉴욕타임스(NYT) 등 주류 매체들과 여론조사 기관들의 굴욕이었다.

그동안 이들의 전망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해리스는 7개 경합주 모두에서 패배해 대통령 선거인단 226명 확보에 그쳤다. 전체 유권자 득표율에서도 48.4%로 50%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졌다. 2016년·2020년에 이어 세번째 대선이었던 트럼프가 일반 득표수와 득표율에서도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야말로 완전한 승리였다.

트럼프가 4년 전보다 약 250만을 더 득표한 반면, 해리스 득표수는 2020년 조 바이든보다 약 700만 적었다. 3개 경합주를 포함해 전미 3100여개 카운티의 80%에서 해리스 표가 4년 전 바이든 득표수에 못 미쳤다고 NYT는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미 카운티의 최소 90%가 2020년 대선 때보다 공화당 쪽으로 우클릭했다고 전했다.

참패 요인으로 우선 해리스의 경쟁력 부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여성·비백인인 그녀는 연방 상원의원·부통령으로서 특기할 만한 업적이 없음에도 NYT 등 반(反)트럼프 성향 매체들의 적극적 지지 여론 형성에 힘입어 미국 역사 최초로 경선 없이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가 됐다. 후보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으로 후계자가 됐지만 애당초 무리수였다. 설마 그 정도로 준비 안 된 인물인지 다들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
NYT 등 주요 매체들과 여론조사 기관들의 신뢰도도 함께 추락했다. NYT·WP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하면서 각종 '가중치'를 반영했는데, 그것이 예측 실패의 주요 요인이 됐다. '단순' 평균을 집계한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보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굴욕을 겪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0월 21일 당선 확률을 트럼프 54%·해리스 45%로 예측했다가 선거 당일인 5일 해리스 56%·트럼프 43%로 번복했고, 한국 주류 매체들이 이를 추종 보도했다.

반면 아시아투데이는 '트럼프 우세 속 해리스 상승세'라는 보도 기조를 선거 당일까지 유지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의 변화 추이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에서 '막판 역전'이라 할만한 특이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2016년과 2020년 대선 여론조사가 트럼프의 득표력을 과소평가한 것과 '샤이 트럼프'가 여전히 많다는 사실, 또 트럼프 지지자엔 여론조사에 응하기 어려운 직종 종사자들도 많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특히 2020년 대선일 한달을 앞두고 8일간 유세를 중단했던 트럼프가 매일 경합주의 공항과 공항을 잇는 '메뚜기' 유세로 막판 바람몰이에 나섰고, 선거일 전 이틀 동안 7개 경합주 10곳에서 다음날 새벽 1시까지 폭풍 유세를 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부동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낸 '열정'이 이번 대선에서도 재현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관측에 따라 대선일 전 '대통령 당선인 윤곽이 5일 밤늦게', 미국 선거 보도에서 가장 공신력이 큰 AP통신 등의 '유력 보도가 6일 오전께'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본지는 개표 당일 '개표 초반, 텃밭서 승리 트럼프, 해리스 압도', '개표 초중반, 트럼프 기세 무섭다' 등의 기사를 발신한 후 5일 저녁 11시 45분 '트럼프, 당선 유력' 기사를 내보냈고, 6일 오전 1시 39분에 '트럼프 대선 승리, 선거인단 과반 확보... 4년만 재집권' 기사를 송신했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새벽(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대선 승리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유력지 가운데 이번 대선 보도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았던 매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다. WSJ은 10개 주요 여론조사 기관 가운데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한 곳은 자사를 포함해 2곳밖에 없었다며 다른 기관들이 2016년 대선에서 4.3%포인트, 2020년 대선에서 3.4%포인트,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2016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트럼프의 득표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WSJ은 다른 조사 기관들이 트럼프가 특정 정파 지지 성향이 낮은 유권자를 끌어들였으며, 접근하기 어려운 비백인 유권자들에게 독특한 호소력이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유권자들이 종종 트럼프 지지 인정을 꺼린다는 세 가지 사실을 간과했다고 꼬집었다.

응답률 2%에 불과한 전화 조사의 경우 20분이나 시간을 낼 만한 유권자 상당수가 자유주의 성향의 고령 백인 여성이고, 온라인 조사는 젊고 정치참여도 높은 사무직이나 재택근무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된다는 함정이 있기에, WSJ은 전화·문자 메시지·온라인 및 애플리케이션 설문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혼합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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