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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력인프라 수요 증가하는 기회”… 관세 대응나선 일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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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4. 11. 20. 18:05

현지 에너지사에 초고압 변압기 공급
멕시코·브라질과 수입시장 경쟁치열
3분기까지 매출 1조원, 해외수요 덕
수출증가 활용… 美정부 설득할 듯
일진전기가 미국의 보편적 관세 부과 추진에 맞춰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 현지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한다는 점을 내세워 미국 정부를 설득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20일 일진전기에 따르면 회사는 2026~2030년 미국 에너지업체에 4318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양사가 지난해 11월 이 같은 내용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같은 계약은 일진전기가 퀀텀점프(대도약)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호주 중심의 노후 전력망 교체의 영향으로 글로벌 전력 변압기 시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에너지원 전기화 및 신규 공장 투자 등으로 전기 수요 증가가 전망돼 미국 발전량은 1168GW(2023년)에서 1543GW(2030년)로 32%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지 설치된 대형변압기의 70%가 25년 이상으로 연한이 도래하고 있어, 일진전기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선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수출입 통계 조사기관인 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에 따르면 멕시코·한국·브라질 등 3개국이 미국 변압기 수입 시장에서 7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일진전기가 연결기준으로 올 3분기까지 매출 1조1064억원, 영업이익 575억원, 순이익 370억원을 기록한 것도 미국 등 해외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 1조2467억원, 영업이익 608억원, 순이익 345억원과 큰 차이가 없는 실적이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국에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는 기존 관세율에 10~20%의 관세를 추가한다는 뜻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이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출 저하 및 투자 위축 등으로 인해 한국의 성장률이 약 1%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초고압변압기 전력인프라 설비의 대미 수출이 늘어난 만큼, 국내 전선업체들이 보편적 관세를 부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도 한국산 대형 변압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은 유지되고 있다. 일진전기는 약 9%의 관세를 부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미국에서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이 있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만큼 보편적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 증축을 완료했고,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증설키로 했다.

현재 미국 현지에선 판매 법인만 존재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 설립을 검토할 수 있지만, 당장 내년부터 보편적 관세가 발생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업계에선 일진전기가 미국 전력 인프라 수요 급증에 따른 수출 증가를 활용해 미국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득 과정에서 한국 및 미국 로펌과 협의해 대응 수위를 정한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며 제품 가격이 올라가고 있어, 트럼프 정부가 일진전기 등 국내 업체들에게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 역시 보편적 관세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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