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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빅5, 3분기도 好好好… 세대교체 승부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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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 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11. 07. 18:06

운용수익 개선·금리인하 등 호재 적용
KB證, 전통IB·WM 부문 실적 기여
미래에셋, 3분기 2900억 순이익 기록
NH투자, 부동산 신규 딜 등 수익 개선
한국투자, 분기 순익 모두 3000억 넘어
삼성證, 브로커리지 수익 3.4% 증가
빅5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가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와 여전히 불확실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악재가 있었음에도, 수익 다각화와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에 따른 운용수익 개선, 선제적 충당금 적립 효과가 안정적인 성과로 이어졌단 분석이다.

특히 운용수익 개선은 빅5 증권사 공통의 호재였다. 채권 강자 한국투자증권은 운용수익을 바탕으로 3분기 3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 빅5 증권사 1위 자릴 굳건히 했다. 여기에 김성환 사장의 1등 전략이 적중하면서, IB 수수료 수익은 25% 늘었다.

KB증권 역시 운용수익에서 500%에 가까운 성장을 보이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또 김성현 사장이 전담하는 기업금융(IB)은 전통IB(ECM·DCM) 강자 자릴 지키면서 실적에 기여했고, 경쟁력 강화에 힘쓴 이홍구 사장의 자산관리(WM) 부문도 큰 힘이 됐다.

작년 투자자산 평가손실 등에 발목이 잡혔던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에만 29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대체투자 관련 평가손실 우려가 줄어들자, 튼튼한 고객 기반의 리테일 수익과 글로벌 진출 성과가 오롯이 실적에 반영됐다.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의 과제로 꼽혔던 글로벌 비즈니스·WM 강화가 착착 이뤄지고 있단 평가다.

또 다른 리테일 강자 삼성증권은 작년 3분기 대비 50% 넘는 당기순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박종문 사장 취임 이후 강화해 온 IB 부문 또한 양호한 성과를 보여줬다. 

보수적인 운용으로 경쟁사 대비 아쉬운 운용수익을 나타냈던 NH투자증권은 IB 전문가인 윤병운 사장을 사령탑으로 둔 만큼, IB 부문에서 120% 넘는 성과를 내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부동산 신규 딜에 이어 기업자문 공개매수 딜 확대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남은 하반기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등으로 부동산·대체투자 관련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이 작다는 점과 금리인하기에 돌입한 상황이 긍정적이다. 이들이 갖춘 수익 구조가 다각화돼 있는 만큼, 각종 변수 발생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빅5 증권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 합은 1조1868억원으로 전년 동기(6329억원) 대비 87.5% 증가했다. 

빅5 증권사의 호실적은 완전하게 자리 잡은 사업다각화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금리인하기에 들어서면서 양호해진 운용,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인 IB, 해외주식 거래수수료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브로커리지,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WM 등의 성과를 모두 누리고 있다. 

이들 중에선 한국투자증권이 3307억원 순이익을 달성해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모두 분기 순이익이 3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일찌감치 '1조 클럽'에 입성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업부문 간 시너지 창출과 업계 최고 수준의 경영 효율성, 고도화된 리스크관리로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276.2% 성장한 순이익 2912억원을 기록하면서 2위에 올랐다. 지난해 발생했던 대체투자 관련 손실 우려가 크게 줄어들면서, 전 사업 부문의 성과가 온전히 실적으로 반영됐다.

삼성증권은 2403억원, KB증권이 1707억원, NH투자증권이 153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각각 59.1%, 53.1%, 52.7% 개선된 결과를 나타냈다. 누적 기준으로는 삼성증권이 2위, NH투자증권이 KB증권을 조금 더 앞서고 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채권 강자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운용이익이 2882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484.6% 급증했다. 같은 기간 KB증권의 운용이익은 1634억원으로 494.2% 급증했다. 운용이익 3407억원으로 빅5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낸 미래에셋증권의 증가율도 194%에 달했다.

IB의 경우도 수수료 수익 증가세를 보이며 부동산PF·대체투자 리스크에서 점점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운용수익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아쉬움을 보였던 NH투자증권은 기업자문·공개매수 딜 증가와 부동산 신규 거래 확보 등 효과로 수수료 수익이 124.8% 늘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DCM, ECM 등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회사채, 여전채, 유상증자, IPO 등 리그테이블에서 업계 최상위권(Top-Tier)을 유지하는 동시에 공개매수-인수금융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으로 공개매수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달성했다"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변동성 축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신규 수익원 발굴, 차별화된 IB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 이슈로 실적에 발목을 잡혔던 미래에셋증권은 관련 위험을 3분기에 크게 해소했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CFO는 "정책금리 인하에 따른 실물자산 시장 회복이 시간 차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 적지 않은 손실을 선반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손실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5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7% 증가했다.

더구나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증권과 함께 브로커리지 수익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 거래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앞서 두 증권사는 지난 상반기까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1, 2위를 다툴 만큼, 업계에서 '해외주식 강자'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1735억원, 삼성증권은 1363억원으로 각각 13.8%, 3.4% 늘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필두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은 증권사들의 WM 부문 수익 성장을 도왔다. 해당 사업에서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고액자산가 고객 확보 등 WM에 강점을 가진 삼성증권은 고객자산 순유입 및 퇴직연금 예탁자산 증가 등 고객기반 성장을 지속했다. WM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온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10% 이상 WM 관련 수익 증가세를 보여줬다.

여기에 세대교체 된 CEO들이 갖고 있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IB와 WM 등에서 역량을 드러내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증권의 김미섭·허선호 부회장,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사장, NH투자증권 윤병운 사장, 삼성증권 박종문 사장, KB증권 이홍구 사장 등 빅5 증권사 모두 새로운 얼굴이 회사를 이끌었다.

이 중 IB전문가로 꼽히는 김성환·윤병운 사장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IB 실적 개선을,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글로벌과 WM 성과를 이끌었다. 자산운용 전문가인 박종문 사장과 자산관리통으로 알려진 이홍구 사장 역시 삼성증권과 KB증권의 WM 성장에 힘이 되고 있다.

이들 대형사의 남은 실적 전망도 밝다. 지난해부터 실적의 대표적인 악재로 꼽힌 부동산PF·대체투자 관련 손실 우려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 등으로 마무리 단계이며, 금리·미국 대선 등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던 일부 변수들도 해결된 상황이다.

더구나 금리인하기 진입,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증권사 영업환경은 지금보다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각종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체력과 함께 사업다각화가 자리 잡아 부진한 사업 분야가 발생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다"며 "금리 정책 변화, 금투세 폐지 등으로 경영 환경은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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