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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총림 순천 송광사 방장 남은당 현봉스님 원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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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5. 02. 06:55

세납 75세로 원적...5일 송광사서 영결식
구산스님 은사로 출가...평소 선농일치 실천
송광사 유튜브 채널로 대중과 소통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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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5일 서울 법련사에서 열린 창건 50주년 기념 법회서 법문하는 조계총림 순천 송광사 방장 현봉스님./사진=황의중 기자
조계종의 삼보(불·법·승) 사찰 중 승보사찰인 조계총림 순천 송광사 제7대 방장 남은당 현봉(玄鋒)스님이 전날(1일) 저녁 8시 송광사 삼일암에서 법납 49년, 세납 75세로 원적에 들었다.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남은당 현봉대종사 총림장 장의위원회는 2일 오전 부고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알렸다. 분향소는 송광사 선호당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5일 오후 2시에 엄수된다. 다비장은 순천 송광사 연화대다. "조화와 조의금은 사양한다"고 덧붙였다.

송광사 측에 따르면 현봉스님은 뇌출혈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평소 스님의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봉스님은 1949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한학자인 할아버지로부터 한학을 배웠으며 진주농고 재학시절 경남대표로 고전읽기 대회에 참가해 입상할 정도 동서양 고전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불교에 심취한 스님은 1974년 구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송광사에서 수련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5년 구산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송광사 선원에서 안거를 시작한 이래 봉암사, 해인사, 백련사, 수덕사, 극락암, 수도암, 칠불사 등 조계종 제방선원에서 32안거를 성만했다. 스님은 뛰어난 정진력으로 1991년 조계총림 송광사 유나를 역임하고 조계종 제11대, 12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했다. 또 2000년 송광사 주지, 2002년 조계종 법규위원과 재심호계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봉스님은 반야심경의 해설서인 '대전화상주심경(大顚和尙注心經)'을 한글로 풀이한 '선(禪)에서 본 반야심경', 천수경 해설서 '너는 또 다른 나' 등을 펴내는 등 불교 사상을 알기 쉽게 전했다. 또한 그는 송광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보조국사 지눌의 수심결 강의를 행자들에게 하는 것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서울에 있는 대중 법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며 불법 선양을 위해 힘을 쏟았다. 또한 보조국사의 업적을 널리 선양하는 불사는 물론 보조학술상 제정에도 큰 힘을 기울였다.

소탈한 성품의 스님은 방장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의전을 누리기보다 손수 실천하는 데 앞장섰다. 송광사 주지를 마친 뒤 최근까지 농사를 지으며 하루라도 일하지 않으면 먹지를 않고, 참선과 함께 농사 일을 하는 '일일부작일일불식 선농일치(一日不作一日不食 禪農一致)'를 실천했다.

한편 현봉스님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열반게를 남겼다.

曹溪月落住巖湖
天地暗黑孤鶴聲
空手來去無生路
惺惺寂寂是何物

조계의 달이 주암호에 잠기니
천지가 어두운데 학이 홀로 우는구나!
빈손으로 왔다 가는 남이 없는 길에
고요하게 깨어 있는 이것은 무슨 물건인가?

조계산인 남은현봉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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