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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발 의무화에 경찰 행정력 낭비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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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4. 03. 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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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발 접수 건수 1년 새 47.95% 증가
행정력 낭비 우려…"화해 조정 위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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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
개정 수사준칙 시행으로 모든 고소·고발 접수가 의무화되면서 경찰 업무량이 크게 늘어 수사 담당 인력들이 업무과다를 호소하고 있다. 경찰은 고소 각하 등 업무과다 해소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여전히 경찰의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2개월간 접수된 고소·고발은 9만7112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같은 기간 6만5637건과 비교하면 47.95% 증가했다.

지난해 개정된 수사준칙은 수사 반려 근거 규정이 담긴 범죄수사규칙 50조가 삭제되고 모든 고소·고발을 접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고소·고발뿐만 아니라 진정, 탄원, 투서 등 수사민원을 모두 받아야 하고, 접수 후에는 3개월 내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하지만 경찰이 모든 고소·고발을 접수하면서 수사 담당 인력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한다. 경찰은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진정으로 전환한다거나 공공의 이익 여부를 따져 각하 사유를 확대하는 등의 해소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내부에선 행정력 낭비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예전엔 상담과 검토를 거친 후에 고소·고발 접수를 받았지만, 지금은 고소·고발 접수 의무화로 사건이 되든 안 되든 일단 접수부터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경찰관은 "옷가게서 옷을 보고 이리저리 만지는 손님을 절도범으로 생각해 옷가게 주인이 고소·고발을 진행한 일도 있다"며 "사소한 일까지 고소·고발이 접수되면서 여러 업무 절차가 부여돼 힘들기도 하다"고 했다.

다른 경찰관도 "(고소·고발 접수 의무화가) 사실상 실익이 전혀 없고, 인력과 시간 모두 부족해 업무만 가중되고 있다"며 "사건이 일단 접수되면 민원인에게 통보해주는데, 불송치되면 그에 따른 이의제기도 더 많아졌다"고 했다.

이 같은 내부 불만에도 경찰은 수사준칙의 긍정적인 면을 평가하며 제도 안착을 노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법에 따라 경찰이 사건을 접수해 처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 입장에선 큰 변화가 있는 것"이라며 "고소·고발이 누군가에겐 불이익을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를 통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부분도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모든 분쟁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수사라는 본질적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법 체계가 점차 제 기능을 찾아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경찰이 모든 갈등 분쟁을 해결하는 전문기관은 아니다"라며 "대부분의 고소·고발이 경제 관련 분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법기관이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예산 확충을 통해 화해·조정 단체들에 위탁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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