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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기선도 놀라는 자율운항선…“‘퍼스트 무브’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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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3. 10.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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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아비커스 출범 3년차
대형선박·레저보트 자율운항 기술서 전 세계 주목
아비커스
박진모 아비커스 조종제어팀장이 9월26일 서울 강남 아비커스 본사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한슬 기자
"자율주행 자동차는 많이 나왔지만, 아직 배는 없는 거잖아요. 세상에 없는 걸 만든다는 그 자체가 저희 자랑이죠. 정기선 사장님도 우리가 자율운항에서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다, 항상 자부심을 갖고 일하라고 당부하시곤 합니다."

HD현대의 첫 스타트업이자 선박 자율운항 기술 자회사인 아비커스가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7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어느덧 80명이 넘는 직원들로 채워졌고, 초창기 전념했던 기술들이 최근 2년간 공개되면서 전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아비커스 본사에서 만난 박진모 조종제어팀장은 회사의 성장세가 실감난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HD현대중공업을 거쳐 지난해 2월 아비커스에 합류해 대형상선용,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박 팀장은 입사 후 최대 성과로 아비커스의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2.0'를 들었다. 하이나스 2.0은 딥러닝 기반의 상황 인지 및 판단을 통해 속도 제어와 충돌 회피 등 다양한 돌발상황을 선박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박 팀장은 "처음 입사 후 2단계(선원이 승선해 원격제어하는 선박 시스템) 솔루션을 만들자는 미션을 받았다. 얼기설기 만든 프로토타입(기본 모델)으로 지난해 파나마부터 한국까지 자율운항 횡단에 나섰다"며 "이후 정식 제품으로 기획하고, 인증을 거쳐 상용화를 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했는데, 그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실제로 아비커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33일간 이어진 자율운항 대양 횡단에 성공하면서 선두 주자인 노르웨이, 일본 등에 이어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선박에 직접 탔다는 박 팀장은 "선장님께 배가 자동으로 길도 설정하고, 다른 배도 피해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진짜 피하는지 한번 보자고 뱃머리를 돌려 근처에 있던 배로 돌진했다. 다행히 시스템이 잘 작동해 피해 갔다"며 웃었다.

아비커스의 자율운항시스템이 설치된 레저용 보트 사진 (1)
아비커스의 자율운항시스템이 설치된 레저용 보트. /HD현대
올해 들어 아비커스는 대형선박용과 더불어 공략 중인 레저보트용 자율운항시스템 '뉴보크 도크'를 출시해 글로벌 보트쇼에서 공개했다. 뉴 보트 도크는 영국 보트 전장업체인 레이마린과 협력해 개발한 자율운항 솔루션으로, 충돌 회피와 접안 지원 기능을 보유했다.

박 팀장은 "(아비커스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회사라 그런지 보트쇼에서 처음 시연했을 때 사람들이 정말 놀라더라"며 "여타 레저보트용 솔루션을 내놓은 업체들도 어느 순간 경계하기 시작했고, 우리도 경쟁력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비커스는 지난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보트쇼에서 뉴보트 도크 공개 직후 유럽 보트업체들로부터 수주에 성공했다.

그는 레저보트 시장 진출 배경에 대해 "미국, 유럽 등에서 부유층 중심으로 보트 시장이 크게 활성화돼 있다"며 "이러한 수요 증가에 비해 정작 훈련 미숙 등의 이유로 배 주차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정말 자주 난다"며 "레저보트에서 자율운항은 무조건 시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고, 하이엔드 수준(최고 성능)으로 오토 도킹(자동 접안)까지 가능한 제품 기획과 개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비커스는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신사업 개척을 위해 출범한 회사기도 하다. 정 사장은 회사에 애정을 갖고 사무실에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박 팀장은 "오실 때마다 항상 주인의식을 말씀하신다"며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니 자부심을 가지라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운항 과정을 지켜본 뒤 '어, 이게 진짜 되네?'라며 놀라시곤 한다"고 덧붙였다.

아비커스는 내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아비커스 단독의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을 출시하기로 한 것이다. 박 팀장은 "그동안 레이마린과의 협력 제품이 나왔다면 이제는 시장에서 누구나 쓸 수 있는 단독 솔루션을 출시하려 한다"며 "해당 제품이 충분한 가치를 지녀 많은 주문을 받는 것이 최대 바람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대형상선 분야에서는 원활한 선박 운항을 위한 친환경 인증을 앞두고 있다. 박 팀장은 "조선업계에서 환경규제가 큰 화두가 되면서 일정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면 선박을 운항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비커스 솔루션을 탑재했을 때 연료도 적게 쓰고, 자연스럽게 탄소 배출도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에 실제로 이를 증명하는 성적표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팀장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회사다 보니 하나하나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다행히 모든 면에서 나아지고 있고, 구성원들의 의견들이 많이 반영되고 있어 회사를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 든다"며 "결국 없던 시장을 뚫고 시작하는 만큼 이 시장에서 하루빨리 잭팟이 터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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