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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기업인 호통치기 국감, 이제는 진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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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2. 09. 28. 06:00

안소연
안소연 산업부 기자
기업 총수를 불러다 놓고 국회의원은 호통을 친다. 무어라 답하려 하면 국회의원은 더 큰 목소리로 혼을 낸다. 마무리는 기업인이 쩔쩔매는 모습이다. 매해 녹화영상 틀 듯이 반복되는 이 모습은 바로 10월 국정감사 풍경이다.

다음 주부터 국감이 시작된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첫 국감이다. 정부도 바뀐 만큼 국감 분위기도 바뀌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벌써부터 기업인들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하는 등 이미 재계에서는 예전에 봤던 레퍼토리를 또 보게 될 것 같아 안 봐도 비디오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 사회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 환경은 전례 없는 복합위기 국면이다. 경제 최전선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기업인이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면 반드시 그만한 효용성이 있어야 한다.

기업 운영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확인해야 할 내용이 있으면 당연히 주요 기업인들을 불러야 한다. 하지만 내용도 잘 파악하지 못한 채 망신 주기와 윽박지르기로 끝난 사례가 심심찮게 나온다. 지난해만 국감에서 모바일을 담당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장을 불러놓고 반도체 문제를 한참 물어보고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답하니 '사장이 그것도 모르느냐'고 질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을 국회가 단죄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국정감사 제도를 도입한 이유다. 국회는 국정감사에 대해 '국정에 대한 감시·비판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적발·시정함으로써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대표적 기능인 입법기능, 예산심사기능 및 국정통제기능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제도적 의의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가 제대로 된 비판 기능을 수행하되, '보여주기식 정치쇼'가 아니라 국민 삶의 질 개선에 대한 진정성이 있음을 보여주길 바란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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