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1.2%p 인하 2.9%...2.1% 가능성도
"신흥시장, 금융위기 가능성"
옐런 미 재무 "인플레, 최대 경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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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는 이날 낸 6월 전망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타격을 가중, 세계 경제의 둔화를 확대시켰다”며 “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증가시키고, 중·저 소득 경제 모두에 잠재적으로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이날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우리는 현재 거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며,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의 영향으로 발생한 공급망 교란의 바람이 거세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석유와 식량 시장에 대한 공급 측면이 교란 상태”라고 진단했다.
WB 보고서와 옐런 장관이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에 대해 각각 비슷한 진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WB는 올해 세계 경제 실질 성장률을 2.9%로 전회 1월 4.1%에서 1.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기 시작했던 지난해 5.7% 성장률의 거의 2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WB는 미국의 기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금융부담 급증, 유럽의 에너지 수입 중단, 중국의 대규모 봉쇄라는 상황이 발생하면 올해 성장률이 2.1%로 더욱 떨어지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0%에서 1.5%로 하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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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는 세계 경제가 80여년 만에 처음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후퇴로부터 반등한 이후 가장 급격한 침체가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1970년대 말처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다른 중앙은행들이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을 높이고, 이것이 일부 신흥 시장에서 보다 살인적인 글로벌 부진과 금융 위기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B는 △주요 선진국의 장기적인 금융 완화 정책 △고유가 등 장기화한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속 △성장 둔화 전망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 금융 정책의 신흥·개도국 경제 취약화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현재 상황이 1970년대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WB는 △1970년대 약세였던 미국 달러화의 강세 △상대적으로 낮은 상품 가격 상승률 △주요 금융 기관의 대차대조표 견고 △선진국과 많은 개도국 중앙은행에 대한 명확한 물가 안정 권한 부여 등 4가지가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중앙은행 등이 대응을 잘하면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풀이된다. 옐런 장관이 인플레이션 억제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한 것은 WB의 진단과 맥락이 같은 것으로 해석된다.
옐런 장관은 “우리가 거대한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해 있고, 인플레이션이 현시점에서 우리의 최대 경제 문제이며 이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현재 역사적인 회복 국면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국면으로의 이행기에 접어들고 있고, 이 같은 이동을 이뤄내는 것이 경제적인 성취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옐런 장관은 고유가를 잡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 선진국이 직면한 문제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 시장의 세계적인 속성을 고려하면 세계 석유 가격을 움직이는 러시아에서 발생한 충격으로부터 우리를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전 세계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