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원 규모 전환 비용 마련
정부 보조금 한정 등 과제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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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내 대형 렌트카·중고차업체들은 환경부와 함께 선언한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 전략 발표 이후 치밀한 중장기 재무 계획을 고민 중이다. 정부 로드맵을 수행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올해 1만377대 이후 2025년까지 4년간 매년 5만1858대, 2028년까지 3년간 매년 13만5687대, 2030년까지 2년간 연 17만5715대에 달하는 전기차를 사들여야 해서다. 지난해 국내 순수전기차 판매가 4만6197대인 것에 비춰보면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환경부와 렌트카업계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차 99만77대를 보유해 무공해차 전환 비율을 100%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보조금을 제대로 지원 받아 전기차 1대를 4000만원 안팎에 구매한다고 가정해도 10년간 39조~40조원 가까이 소모되는 사업이다. 특히 2025년부터 전환속도는 매우 가팔라지기 때문에 이때 내연기관차 매각 등 자금 융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바로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재무적 애로만 해결되면 실현 가능할까. 고객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내다봐야 하는 렌트카업계의 시선은 2025년 국내 전기차 인프라 규모를 향해 있다. 대여사업자 전환 규모를 미리 고려해 유도해야 할 뿐 아니라, 그 시점이 되면 로드맵상 최장기 렌트인 5년 계약은 더이상 내연기관차로 맺을 수 없어진다. 때문에 충전소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공해차 전환은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단기 렌트인 경우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나 관광지 곳곳에 급속 충전기가 다수 설치 돼 있어야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다.
렌트카업계 관계자는 “보유차를 무턱대고 전기차로 다 바꿨는데 고객인식이 바뀌지 않은 상황이라면 렌트카는 사양길에 접어들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충전 인프라가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 지에 따라 수요가 결정되고, 이에 맞춰 공급도 준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중고차업계에서도 고민이 많다.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렌트카업계가 다수의 내연기관차를 처분해야 하는데, 특정 지역내 특정 차량 매물 비중이 많다면 중고차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처분되는 내연기관차는 대부분 온라인 경매를 통해 국내 대형 중고차업계로 넘겨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렌트·리스업계가 보유한 내연기관차를 반강제적으로 제한하는 정부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해당 정책이 전기차시대를 여는 데 마중물 역할은 할 수 있지만 기존 장거리 운행이 많은 장기 렌탈 및 리스 고객들한테는 강제로 선택의 폭을 제한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기존 내연기관차량이 폐기 되지 않고 중고차 시장으로 쏟아지게 되는데 결국 이같은 밀어내기가 정부의 탄소중립 실현 측면에서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참여 기업들에 구매 보조금 40%를 우선 배정할 예정이라는 점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박사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과 제로섬 게임을 벌이게 되는 셈”이라며 “아이오닉5 같은 인기 모델을 개인이 구매하는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조금이 점진적으로 줄어들어 수년 내 중단될 예정이라 전기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의 구매 경쟁이 더 심화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 박사는 “무공해차 전환계획은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량으로 구매가 가능한 렌터카 업체를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강제 법적 조항이 아닌 권고 사항이라, 정부 입장에선 보급 촉진을 위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