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은 낮아
|
북한이 군대의 진출지역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남북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곳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 등 이어서 군 당국은 이 지역에 군대 재배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개성공단 설치로 후방으로 철수했던 북한군이 재배치될 경우 심각한 군사적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성공단 지역은 유사시 최우선 남침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개성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60여 ㎞로 북한군 입장에서는 최단시간 내에 서울로 진군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다.
이 때문에 2003년 개성공단 착공 전까지만 해도 개성과 판문읍 봉동리 일대에는 북한군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됐었다.
이중 6사단은 북한군 주력 전차인 ‘천마호’와 장갑차대대를 배치하고 있었다. 62포병여단은 수도권을 겨냥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를 보유하고 있다.
개선공단 설치와 함께 송악산 이북과 개풍군 일대로 물러섰던 이들 북한군 부대가 개성공단에 다시 주둔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강산 관광지구 재무장 가능성
아울러 금강산 지역의 재무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지역에는 유고급(70t) 잠수정 기지가 있었다. 2003년 금강산 관광 개시 이전까지는 간헐적으로 잠수정이 이 기지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금강산 관광특구가 확장되면서 이 기지는 폐쇄됐다.
기지 폐쇄로 잠수정을 운용하던 해군부대도 다른 지역 부대로 통합됐지만 이 기지 운용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에 있는 남측이 만든 금강산 관광객 숙박시설을 철거하고 전차·방사포 부대를 배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북한군 전문가는 “북한 총참모부가 비무장화 지역에 군대가 진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넓은 의미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지역의 무장화 선언이라고 해석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북한이 남측에 요구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이 실행되지 않은 만큼 그곳에 군대를 재배치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19 군사합의 조치 되돌릴 가능성은 낮아
이외에도 북한이 9·19 군사합의로 이뤄졌던 각종 군사적 조치를 되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재무장, 비무장지대(DMZ) 내 파괴 GP(감시초소) 재설치, 지상·해상·공중 완충구역 등에서도 군사 활동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9·19군사합의가 어떤 특정 지역을 ‘비무장화’ 하기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 보수층이 ‘항복문서’나 다름없다고 비난하는 9·19군사합의 파기가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북한 총참모부의 주장은 앞으로 남측의 행동을 봐가면서 지상·해상·공중 완충구역 합의도 파기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위협이 깔려 있다”며 “그러나 총참모부 공개보도는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방부 “북한군 동향 면밀히 감시…대비태세 이상無”
다만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다음 행보에 대해서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번 상황에 대해서는 엄중하고 보고 있고, 북한군 동향에 대해서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면밀하게 감시·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 대변인은 “9.19 군사합의는 준수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저희가 해왔던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변인은 “우리 군은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할 수 있도록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