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군대 장성·장교·간부 인사, 불공정은 이적행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150408010005533

글자크기

닫기

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4. 09. 10:38

특정 지역·출신 편중·편향 인사땐 국방전체 망가뜨리고 사기 저하 폐해 심각...말로만 공정한 인사 '매번 결과는 악순환'...심의제도 자체는 '완벽', 운용하는 '인사권자 의지'가 관건
“생명을 담보로 근무하는 군인 인사를 불공정하게 하는 것은 국방 전체를 망가뜨리는 이적행위다.”

정부가 7일 군 장성 진급과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영남 편중 인사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육군 소장 진급 인사에서 사단장으로 진출한 10명 가운데 6명이 영남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명 중 5명은 대구·경북 출신으로 육군 소장 진급자 절반이 TK 인사로 채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4명의 출신 지역은 서울·경기·충북·전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과 해병대 인사에서도 소·중장 진급자 7명 가운데 4명이 영남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도 소장에서 중장 진급자 2명 가운데 1명이 경남, 준장에서 소장 진급자 2명 중 1명이 영남 출신으로 무려 50%를 차지했다.
국방부는 이번 전반기 군 장성 인사 주안점과 관련해 “국가관과 안보관이 투철하고 연합·합동 작전 수행 능력과 덕망을 고루 갖춘 우수자를 선발했다”면서 “특히 선진 정예 강군 육성을 위해 군사대비태세와 군 전투력 발전에 진력한 자, 병영문화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 보유자를 우선적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능력과 전문성, 인품과 차기 활용성을 고려해 군을 선도해 나갈 인재를 엄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예비역들과 전문가들은 8일 “국방부가 장성 진급을 포함해 일반 장교들의 인사를 할 때마다 능력과 자질, 리더십, 품성을 원칙으로 인사를 했다고 말한다”면서 “그런데 인사 결과를 보면 특정 지역이나 출신, 군 연줄이나 인맥에 따라 편중되는 결과가 나온다”면서 “매번 이러한 인사 결과를 우연이라고 봐야 하는지 국방부가 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군 예비역들과 전문가들은 “군 인사에 대해 편중되거나 편향된 결과가 나오면 국방부가 고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하고 그 원인이 뭔지를 파악하고 사후 조사라도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국방부의 행태를 보면 편중된 군 인사를 개선하려는 생각은 없이 변명하기 급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전직 고위 장성은 “정부의 이번 군 장성 인사가 육·해·공군·해병대 전반에 걸쳐 편향되고 지역 편중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우리 군의 핵심 주요 보직에 있는 군인들까지도 지역 때문에 진급에서 소외를 받는다는 것은 이적행위나 마찬가지다”면서 “군 장성은 물론 위관·영관 장교, 부사관들의 군대 인사가 오는 후반기부터라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능력과 전문성에 따른 합리적인 인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 예비역들과 전문가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러한 군 인사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해결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국방부 장관부터 정부 고위 관계자, 군 수뇌부와 지휘관들이 투명하고 공정한 군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면서 “인사가 곧 만사인데 군 인사를 할 때 일선 간부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지휘부로서 자격이 없고 무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군인들에 대한 지역 편중과 투명하지 못한 불공정 인사를 박근혜정부에서는 반드시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다른 전직 고위 장성은 “박근혜 대통령이 그토록 발본색원하겠다는 방산비리는 사실 개별적인 차원에서 수사를 하면 해결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군대 인사 적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 입맛’에 따라 이뤄지는 국가적으로 해로운 이적 행위다”고 평가했다.

이 전직 고위 장성은 “군대 인사에 대해 검증을 명목으로 정치권이 개입하거나 일부 정치권의 ‘묻지마식’ 지원이나 청탁이 이뤄지게 되면 그것이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기 전에 군 고위 간부들이 줄대기를 하고 눈치 보기로 이어진다”면서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군대 인사가 이뤄지면 군 전체가 망가지고 사기 저하가 되는 1차적 원인이 된다”고 비판했다.

정표수 순천대 교수는 “방산비리는 수사를 통해 뜯어 고치면 되지만 군대 인사는 한번 틀어지면 누적이 돼 국가 안보 전체를 망가뜨리고 단 시간에 해결도 안 된다”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유사시 생명을 담보로 근무하는 군대 만큼은 정말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중립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 군이 나름대로 인사 심의제도는 완벽할 정도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제도 자체 보다는 운용하는 군 지휘부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의식과 실천, 의지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학계의 한 전문가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일성으로 화해와 통합을 강조했지만 인사권자의 의지만 있으면 공정하고 투명한 군대 인사를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특정 지역 편중과 편향 인사가 나오는 것은 안타깝다”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에 맞는 군대 인사를 하는 악순환을 박근혜정부에서 사슬을 끊어야 하며 얼마든지 인사권자의 의지만 있으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군 인사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지금 우리 군의 인사 심의제도는 장성부터 시작해서 모든 계급에 걸쳐 평가 요소별로 근무와 포상, 보직까지 완벽할 정도로 점수화·계량화가 돼 있고 진급 심의도 1·2·3심에 이어 재청 심의까지 한다”면서 “공정하게 인사를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전횡을 하려고 해도 주요 핵심 보직을 먼저 주면 되기 때문에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결국은 인사권자 의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종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