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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축구 첫 맞대결의 무대...태국 수파찰라사이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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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1. 1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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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구 국립경기장 수파찰라사이/사진제공=천형찬
방콕의 수파찰라사이 경기장은 한국 스포츠와 불가분의 관계다. 1938년 개장한 이 유서깊은 경기장은 1966, 1970, 1978 등 3차례의 아시안게임의 주경기장으로 기능했다. 1966년 각 종목 우승자의 이름이 지금도 벽면에 가득하다.

1970년 우승자의 이름은 위쪽 한켠 임시로 머련한 듯한 위치에 있다. 이유가 있다. 당초 방콕이 개최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970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서울은 재정난으로 개최권을 반납했다. 개최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고 6.25 참전국 태국의 신세를 졌다. 남자농구와 축구의 동반 우승으로, 선수단 축하 술내기 경기가 벌어졌다는 전설의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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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벽엔 1966,1970, 1978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의 국적과 이름이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전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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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전통 건축방식을 차용한 로열박스/ 사진제공=전형찬
1978년 아시안게임도 대체 개최다. 싱가포르, 이슬라마바드가 잇따라 개최권을 포기하면서 다시 한번 방콕이 총대를 맸다. 대회 마지막 경기로 이곳에서 열린 이벤트가 축구 결승전 남북대결. 사상 첫 남북 국가대표 공식경기였다. 축구 한판으로 체제의 우열이 결판나는 듯한 긴장감 넘치는 일전이었다. 결과는 0:0 무승부로 공동 우승. 시상식에서 북한 주장 김영민이 한국 주장 김호곤을 팔꿈치 가격으로 두 번이나 시상대 밑으로 떨어뜨렸다. 김호곤이 귓속말로 경고했다. '지금 세계가 이걸 보고 있다. 망신당하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라.'

수파찰라사이는 1968년부터 열린 킹스컵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말레이시아의 메르데카, 대한민국의 대통령배와 더불어 동아시아의 3대 축구 이벤트였다. 프로리그를 운영할만한 재정적 사회적 기반이 부족했던 아시아 각국이 대표팀 한 팀을 프로팀처럼 운영하며 펼쳤던 '아시아 순회 서킷' 국제축구대회다.

이 경기장은 현재 시설 개선 및 수리 공사중이다. AFC 기준에 미달이라 국제 경기도 열리지 않는다. 이곳에서 열린 마지막 태국 대표팀 경기의 상대도 대한민국이다. 2016년 3월 27일, 한국이 석현준의 골로 태국을 1-0으로 물리쳤다.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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