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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매입 제안에 그린란드 여론 양분...독립 후 미 영향권에 놓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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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1. 09. 09:37

트럼프 매입 의사 그린란드, 독립 움직임 강화될듯
덴마크 외무 "독립 가능"
독립 추진 정당 그린란드 총리, 덴마크 방문
주민들, 트럼프 발언 놓고 찬반양론
프랑스 외무 "강자의 법칙 시대 진입"
GREENLAND USA DIPLOMAC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매입 의사 발언이 그린란드의 독립 움직임을 촉진해 미국의 강력한 영향권에 놓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덴마크가 자국 자치령 그린란드의 독립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고, 일부 그린란드 주민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열광적으로 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GREENLAND USA DIPLOMACY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그린란드 주민들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스 에게데 호텔 앞에 모여 있다./EPA·연합뉴스
◇ 트럼프 매입 의사 그린란드, 독립 움직임 강화될 듯...덴마크 외무장관 "그린란드 야망 실현시 독립"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그린란드가 자체적인 야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그 야망이 실현되면 그린란드는 독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라스무센 장관은 그러면서도 "(그린란드가) 미국 연방의 주가 되겠다는 야망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9년 제정된 자치정부법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수 있다.

다만 라스무센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북극해에 대한 미국의 안보 우려 고조는 당연한 것이라며 두둔했다.

그는 "외교적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안보 강화) 열망이 충족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조금보다 더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미국과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유럽에서 북극을 통해 북미로 가는 최단 경로상에 있기 때문에 미군과 미군의 탄도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에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그린란드 인구는 약 5만7000명이고, 면적은 한반도의 9배 이상인 216만6000㎢다.

GREENLAND-USA/DENMARK-FRANCE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가 2024년 3월 15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에서 열린 유럽연합(EU0 집행위원회의 새 사무실 개소식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Denmark Greenland
니콜라이 할비 와멘 덴마크 재무부 장관(오른쪽)과 에릭 옌센 그린란드 재정·세무부 장관이 덴마르 코펜하겐에서 열린 회의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 독립 추진 정당 소속 그린란드 총리, 덴마크 방문...그린란드 주민들, 트럼프 발언 놓고 찬반양론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가 분리 독립을 지지하는 좌파 성향 정당인 '이누이트 아타카티기이트(IA)'를 이끌고 있고, 그가 올해 신년사에서 4월 의회 선거를 언급하면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고 해 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에게데 총리는 7일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했으며 이날 프레데릭 10세 국왕을 예방했다.

문제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반응인데, 로이터에 따르면 찬반양론이 있다. 일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주민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모자를 쓰고 전날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한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환영했으며 현지 일간 세르미띠끄(Sermitsiaq)는 '트럼프 주니어 대한 따뜻하지만, 유보적인 환영'이라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했다고 로이터는 알렸다.

덴마크 의회에서 그린란드 사회민주당 시우무트 소속 아키-마틸다 회그담 의원은 그린란드 미래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환영하는 주민들은 인구가 적은 그린란드가 초강대국과 협력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 숄츠 독일 총리 "국경 불가침 지지"...프랑스 외무장관 "강자의 법칙 통용 시대 개막"

독일·프랑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그린란드 매입과 캐나다의 미국 51번째 주 편입 등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놀라움을
표하면서 유럽 파트너들은 만장일치로 국경 불가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아침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에 출연해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이고, 분명히 유럽 영토"라며 "유럽연합(EU)은 세계 어느 나라가 됐든 주권적 국경을 침해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침공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우리는 강자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우려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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