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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지원 감축 예고한 트럼프 선택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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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5. 01. 09. 13:31

[돌아온 트럼프 '뉴 노멀'시대로]
젤렌스키 "안보 보장 전제 러와 대화 가능"
트럼프, 우크라 나토 가입 반대 입장 지지
우크라 희생 전략, 유럽·미 의회 반발 예상
Russia Ukraine War <YONHAP NO-3561>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9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AP 연합
우크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그 방식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종전뿐만 아니라 자국 안보 보장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전쟁을 멈추게 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에 비행기를 타고 방문하는 첫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그가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안보 보장을 제안하면 러시아와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다만 그의 차기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방안의 내용은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개월 내 러-우 전쟁을 끝낼 수 있냐는 질문에 "6개월 정도 걸리기를 바란다"고 했다가 "아니. 6개월보다 더 이전이기를 바란다"고 답하며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종전을 위한 협상안에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유보 등을 포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해 말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 측이 구상 중인 종전 협상안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20년 유예, 우크라이나 영토 내 유럽연합(EU)·영국 평화유지군 주둔 등이 담겼으며 러시아는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 "러시아를 적으로 규정하는 미국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끌어내는 트럼프 당선인의 방침은 유럽 동맹국, 미국 의회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종전의 대가로 영토와 주권을 포기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어떤 영토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복적으로 천명해 왔다.

아울러 나토 가입을 국가 안보의 핵심 목표로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면 단기적으로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더 취약해져 안보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입장이다.

주요 서방 동맹국 그리고 미국 연방의 민주당 및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해 온 대로 발을 빼는 순간 리더십 약화 및 국제적 책임 회피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군사·경제적으로 미국, EU 등 서방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이같은 전망이 실현되면 유럽의 다른 주요국들과의 동맹을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려고 할 것이며 전쟁 장기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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