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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 시대…반도체·자동차 등 수출株 수혜 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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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12. 22. 18:0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외 정치·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원·달러 환율이 1450원에 달하는 수준을 이어가자,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관련주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기아, 삼성전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기업 대부분이 해외수출 물량이 많은 만큼, 대금을 달러로 받음으로써 환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는 고환율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면서, 이 같은 기대는 한 층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이 환차익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순 있겠지만, 업황 악화와 관세 등 정책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에, 고환율 지속이 마냥 긍정적일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12월2일부터)부터 이날까지 KRX 자동차, KRX 반도체 지수는 각각 1.25%, 3.03% 상승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음에도 선방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2.11%, 1.46% 떨어졌다.
하락장 속에서 이들 업종이 주가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고환율 기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도체·자동차업종은 수출 비중이 큰 대표적인 수출 관련주로 꼽히는 만큼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건 값을 달러로 받고, 이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곧 기업의 실적으로 연결된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자마자 1400원을 넘어섰고, 지난 19일에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1450원을 돌파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펀더멘털 악화 등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던 환율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또 한 번 치솟은 것이다.

더구나 업계에선 고환율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했고, 이에 따라 미국이 아닌 지역과의 금리 차 축소가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 지수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비중이 큰 업종들은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될수록 긍정적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이들에 대한 수익 성장 및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수출 관련주들에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돼 주가도 오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환율이라는 긍정적 요인 외에도 여러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실제로 주가 상승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기준 환율이 오르는 추세이므로 수출 기업들 입장에선 매출·영업이익에 긍정적이다"며 "하지만 최근 수출 비중이 점진적으로 줄고 있고 추후 트럼프 보호주의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이 비중은 더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환율 효과 역시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차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수혜를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는 다른 변수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며 "환율이 오르는 이유에는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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