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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계엄 파문에 中 논평 안한다는 입장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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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12. 09. 20:53

한중관계 中 입장 일관 주장
기존 입장 되풀이했다고 봐야
하지만 속내는 은근 반기는 듯
중국은 자국의 매체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이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는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과 관련, "내정에 논평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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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전한 중국의 한 매체의 보도 내용.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계엄군의 총부리를 잡는 다급한 모습이 담겨 있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계엄 사태에 따른 한국 정국이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묻는 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중 관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4일 한국의 계엄 선포와 관련된 자국 측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관련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으나 "내정에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6일의 정례 브리핑에서도 같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 한국의 정국이 중국에 별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기야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정부가 한국 국민들에게 인기가 바닥이라는 사실을 중국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면 이렇게 단언해도 좋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중국은 지금까지의 행보로 볼 때 내년 1월 20일부터 '트럼프 2.0'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경우 파상적으로 가해질 미국의 통상 압박에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자면 국제 사회에서의 우군이 많이 필요하다. 그동안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견원시하던 한국의 도움도 일부 필요할 수 있다. 최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중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내년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을 전후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정상회담을 가질 경우 많이 틈이 벌어진 한국과의 관계 증진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는 이번 정부와의 정상회담은 100% 불가능하게 됐다. 대외적으로는 아쉬움을 표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중국의 속내가 어떨지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고 해야 한다. 새로운 정부와 대좌하는 것이 훨씬 더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차기 정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중국에 우호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은근히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중국이 한국의 내정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속으로는 웃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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