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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히기’ 국민 vs ‘재탈환’ 신한…‘40兆’ 경기도 금고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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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4. 10. 23. 17:59

경기도청, 차기 금고 운영 기관 선정
서울 이어 두 번째 큰 예산으로 운영
시중은행 안정적 예치금 유치 등 이점
임기만료 앞둔 은행장들 연임 영향도
연 40조원 규모로 운영되는 경기도 금고 자리를 둔 시중은행의 치열한 쟁탈전이 예고됐다. 서울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예산으로 운영되는 경기도 금고에 선정될 경우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저원가성 예치금까지 유치할 수 있는 까닭이다.

특히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모두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라는 점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케 한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경기도 금고 선정 가능성이 연임을 위한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한 까닭이다. 2금고 자리를 사수하려는 KB국민은행과 재탈환하기 위한 신한은행의 2파전에 이어 행장 임기 만료를 앞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경쟁에 참전할 가능성이 크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도청은 오는 30일 '경기도 금고 지정 공고'를 내고 차기 도 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 선정 절차에 나선다. 내년 3월 말로 현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의 금고 약정기간이 만료되는 데 따른다.

경기도청은 11월 13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제안서 접수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2월 19일 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 운영기관을 선정할 방침이다.
올해 기준 경기도의 금고 예치금은 일반회계 32조2000억원, 특별회계 3조9000억원, 기금 4조2000억원을 포함해 총 40조3000억원 규모다. 이를 1금고와 2금고에서 각각 35조4000억원, 4조9000억원씩 나눠 관리하고 있다.

48조원 규모의 서울시에 이어 지자체 금고 중 가장 큰 액수인 만큼 금고지기 자리를 둔 치열한 쟁탈전이 예고된다. 금고 운영권을 획득할 경우 저원가성 예치금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데다 지자체 공무원 및 산하 기관까지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1금고의 경우 2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NH농협은행의 아성을 꺾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농협은행은 경기도 금고 선정이 일반공개경쟁으로 전환된 2006년 이후 5차례에 걸친 입찰에서 모두 경쟁사들을 꺾고 1금고에 선정됐다. 2012년 신경분리 이전에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이후에는 농협은행이 1금고 자리를 수성했다. 지난 입찰의 경우 재공고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1금고 자리에 도전하지 않아 단독 입찰자로 올랐다.

이에 시중은행의 경쟁 구도는 2금고 자리에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금고의 경우 지난 입찰 당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쟁탈전이 벌어진 바 있는 만큼, 이번 입찰에서는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KB국민은행과 이를 재탈환하기 위한 신한은행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경기도 금고 선정 첫 일반공개경쟁 당시 승기를 잡았던 우리은행을 꺾은 뒤 3차례에 걸쳐 2금고로 선정됐다. 수행 기간만 하더라도 지난 201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총 11년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입찰에서 KB국민은행(875.85점)에 6.6점 뒤처지며 자리를 내준 바 있다.

특히 4대 시중은행장이 일제히 연말 임기 만료를 앞뒀다는 점도 금고 자리에 더욱 사활을 걸게 하는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물론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역시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2금고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하나은행은 2006년, 2009년, 2012년 입찰에 우리은행은 2006년, 2009년, 2012년, 2016년 입찰에 각각 참여했던 이력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지자체 금고를 둔 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경기도의 경우 예산 규모가 큰 데다 지방은행의 텃밭을 빼앗았다는 오명에서도 자유로운 만큼 각축전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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