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역사 앞에, 학교폭력 앞에 당당한 ‘서울교육’을 만들겠다”

[10.16 보궐, 서울시교육감 후보 인터뷰]
"조전혁 후보보다 참신, '인성'도 강점…사람 때린 적 없어"
"학생들의 학습부진, 경계선 지능 등 진단·치유 인프라 구축 목표"
"40년 동안 올바른 역사교육에 헌신"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3일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서 "40년 동안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박성일 기자

"역사 앞에, 학교폭력 앞에 당당한 '서울교육'을 만들겠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13일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서 '10.16 보궐선거'에 대해 "보궐 선거이지만, 현장에선 정부의 역사왜곡 방향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고 '학교폭력' 의혹이 있는 후보자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때문에 이번 선거는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이라며 "서울시민들께서 상식의 손을 들어주실 거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특히 정 후보는 맞상대인 보수진영 단일후보인 조전혁 후보와의 차별점과 강점에 대해 '참신함'과 '인성'을 내세웠다.

정 후보는 "조 후보는 뉴라이트 성향이고 현 정부의 친일 역사왜곡 기조에 맞서기는커녕 오히려 앞장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정치인 출신으로 경기도교육감도 나오고 서울시교육감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평생을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으로 조 후보보다 참신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인성도 강점이다. 나는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다"며 조 후보의 고교 시절 학교폭력 의혹을 빗대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후보 난립으로 우여곡절 끝에 민주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 특히 최보선 후보가 보궐 선거를 나흘 앞둔 지난 12일 사퇴하며 정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정 후보는 단일화에 나선 후보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서울교육마저 친일 역사왜곡, 친일교육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모여 단일화에 성공했다"며 "그 절박함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후보의 주요 정책은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 중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 생태전환교육 정책 등을 계승하고 교육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서율교육 양극화 지수 개발을 새롭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역사 교육을 강조하면서 "역사 교육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기초"라며 "교육청에 역사교육위원회를 구성해 더 의미 있는 토론과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초학력을 신장을 위해 초등 진단평가를 부활시키자는 조 후보와 달리 수행평가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정 후보는 "학생들의 학습부진, 경계선 지능 등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치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지원청 학습도움센터를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로 기능을 확대해 기초학습 및 미래형 학력 신장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교육감이 전교조 해직교사 부당 채용으로 사법적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선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법원의 판단이기에 존중한다"며 "진보교육계가 더 자성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답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진보 후보 난립이었지만 결국 단일화를 이루었다.
"교육을 위하는 마음은 같지만, 각자 다양한 해법이 있어 경선이 필요했다. 우리 민주진보 진영은 2024서울 민주진보 교육감 추진위원회(강신만, 곽노현, 안승문, 정근식, 홍제남 참여)를 통해 마음을 모아 단일화에 성공했다. 서울교육마저 친일 역사왜곡, 친일교육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우리 모두에게 있었다. 그 절박함을 모아 반드시 승리하겠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진보교육감에 의해 2번이나 치러지게 됐다. 진보교육계의 온정주의 비판이 있는데.
"그런 쓴소리도 모두 귀담아듣겠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저부터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성찰하고 살피겠다."

-서울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 계획인지?
"역사 앞에 당당한 서울교육을 만들겠다. 아이들에게 꿈을, 교사에게 긍지를, 학부모에게 신뢰를, 모든 교육 주체들이 함께 웃는 교육 현장을 만들겠다. 서울대학교 교수로, 역사 사회학자로 40여 년을 한결같이 교육의 길에서 교육공동체와 함께 해왔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으로 친일 청산과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시민사회와 함께 헌신해 왔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우리 사회의 민감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약자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해 왔다. 제 이런 경험을 서울교육 변화를 위해 모두 바치겠다."

-방과 후 학교나 늘봄 학교, 학부모민원 등으로 교사업무증가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학교장과 교육감의 역할을 더 강화해 현장 교사가 체감할 수 있는 교권 보호책을 마련하겠다. (교권 침해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고, 학생과 교원을 상대로 감정코칭을 강화해 상호신뢰할 수 있는 관계의 역량을 키우겠다. 구체적으로 △성과급 제도 및 교원능력개발평가 폐지 후 (가칭)교원역량강화수당으로 전환 △연수휴직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 및 대상 확대 △교원연구비·담임 수당·보직교사 수당 인상 추진 △교무실무사(교무행정사) 배치 확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내 축소 및 복수담임제 실시 △초임(신규), 2년차 이하 교사·일반직 공무원에 대한 과도한 업무 부과 관행 단절 △담임 행정 업무 대폭 경감 △온라인 기반 교육용 플랫폼 이용료와 각종 연수비용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

-일각에선 후보님의 이력이 유·초·중등 교육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있다.
"조전혁 후보도 유·초등 교사 경험이 없다. 교육감은 유·초·중등 교육 현장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도 정확히 알아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사회, 대학 등과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저는 지금까지 현장중심형 교육과 연구를 많이 해서 교육감이 되면 교육현장을 찾아서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개선 방향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입시지옥 등 우리 학생들을 괴롭게 하는 문제는 대학에 대한 이해 없이는 풀어갈 수 없다.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다."

-마지막 전략과 다짐은?
"'정근식'이라는 브랜드를 최대한 많은 시민들에게 알릴 것이다. 교육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를 이루는 교육감이 되겠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재직 당시 모든 사안을 만장일치 합의로 이끌었다. 당시 위원회는 입장이 서로 다른 위원들이 같은 수로 구성돼 양쪽 입장을 끈질기게 조율하고, 공통 분모를 확대해 만장일치 합의에 도달했다. 이 같은 경험이 학교의 갈등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