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란, 드론·미사일 수백대로 이스라엘 첫 공격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414010007358

글자크기

닫기

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4. 14. 14:17

시리아 이란 영사관 폭격에 보복
이 대응·미 중재에 확전여부 달려
이 "99% 요격" 큰피해 없는듯
(FOCUS) ISRAEL-TEL AVIV-IRAN-DRONE-MISSILE ATTACKS
이스라엘 방공시스템이 14일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란이 발사한 드론을 요격하고 있다. / 신화 연합뉴스
이란이 14일(현지시간) 드론과 탄도미사일 수 백발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첫 군사공격을 감행해 이스라엘 곳곳에서 폭발음과 공습경보가 난무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장성 등 7명을 제거한지 12일 만에 보복에 나선 것이다.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14일 자정 직후 이스라엘 골란고원의 막사에 수십 발의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1979년 이슬람혁명이후 이란은 수 십 년간 이스라엘과 적대관계를 유지했지만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스라엘도 "전례 없는 대응"을 예고해 실제 이스라엘 대응 수위와 미국의 중재 성공여부에 따라 중동전쟁으로 확전할지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이 발사한 드론, 순항·탄도미사일 대부분을 국경 바깥에서 요격했다"며 "전투기들도 순항미사일 10기를 영공 바깥에서 요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몇 기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에 떨어져 베두인 아랍마을에서 7살 소녀가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 1기가 군사기지를 타격했지만 경미한 손상을 입었고 부상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군이 어떤 조치든지 취할 것"이라며 상황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군도 이스라엘을 향해 날아오는 드론 상당수를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애로우(Arrow) 방공시스템으로 탄도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했다며 전략적 파트너들이 협력했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날 오전 통화를 했지만 통화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전쟁에서 민간인 안전문제와 관련 이스라엘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지만 이번 이란의 위협에 대해선 이스라엘 안보를 철통(ironclad)같이 지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란이 이날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됐다는 컨테이너 화물선을 나포한 데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대응 절차를 밟으면서 중동 상황은 전면 확전의 위기로 빠져들게 됐다.

이란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이란영사관을 미사일로 타격해 장군과 장교 5명 등 7명이 사망한데 대해 보복을 천명해왔다.

그러나 이란이 예고한대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피격에 따른 보복을 감행하긴 했으나, 후폭풍 등을 감안해 그 수위를 미세조정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란의 이번 공격이 민간 혹은 종교 시설이 아닌 정부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 중동 지역의 미군 시설도 공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NBC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항공당국은 14일 0시 30분부터 모든 영공을 폐쇄한다고 말했다. 화물선 나포에 공습이 이어지며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요르단과 이라크 등 인접국도 영공을 폐쇄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국영통신 IRNA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수 십대의 드론과 미사일이 시오니스트 정부가 점령한 영토를 향해 발사됐다"며 이스라엘 영토 내부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목표지점은 밝히지 않았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란의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 방위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가를 취소하고 백악관으로 돌아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NSC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예방조치로 휴교령을 내리고 1000명 이상 집회를 금지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방어와 반격에 대해 "대비와 준비"가 돼있다며 미국을 포함 다른 우방들과 철저하게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에릭 쿠릴라 미국 중부사령관은 최근 이란의 위협에 함께 맞서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포함해 이란 관료들은 시리아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치겠다고 위협해왔다. 이란은 그동안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는 걸 피하고 주로 대리전 형식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수 십 년간 지속돼 온 중동의 긴장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조그만 불씨에도 중동전체로 전쟁이 확전될 우려가 있다.

이번 보복 공격은 예상된 것이었지만, 팔레스타인 하마스·레바논 헤즈볼라·예멘 후티 반군 등 시아파 무장단체를 후원한 이란과 이스라엘 간 오랜 '그림자 전쟁(대리전)'에서 불안정한 새 장을 열고, 두 역내 적대국 간 적대감이 크게 고조될 위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국과 유럽연합(EU), 유엔 등 국제기구뿐 아니라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도 확전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며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했다.

최효극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