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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정의 컬처 &] 온라인 소셜·개인화에 어둡고 조용해진 도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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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4. 07. 18:15

불야성 서울
불야성 같던 서울 야경.
24시간 생기로 넘치던 서울의 거리와 테헤란로는 이제 밤 9시가 넘으면 어둡고 적막하기만 하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불야성을 이루던 클럽, 나이트, 가라오케 문화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일과 학업을 마치고 저녁 회식 자리를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관계를 형성하던 관례도 사라지고 있다. 밤늦게 영업하던 술집과 식당, 포장마차 등 야간 거리풍경도 사라져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상징한다.

우리 사회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집단주의적, 상호의존적, 조직 중심적 문화에서 개인 중심적, 가족 중심적 문화로 관계의 중심이 변화했고 그런 분위기는 팬데믹 끝나고도 유지되는 듯하다. 그래서 음주·가무 접대 문화가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문화로 변화했으며, 타인과의 관계를 중시하던 문화도 개인의 건강, 자기관리, 자기 계발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사회 현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과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 개인주의가 강화되면서 사회적 관계는 약화되어 관계는 사라지고 개인만 남게 되었다. 전통적인 소셜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의 역할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게임,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디지털 콘텐츠가 주요한 엔터테인먼트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알파 세대와 MZ세대는 로블록스, 제페토, 이프랜드 같은 온라인 소셜 플랫폼 공간에서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방식의 온라인 소셜 라이프를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경험하고, 이를 오프라인 소셜 라이프의 대체재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50대 이상의 중년층에서는 이러한 미디어에 대한 접근성과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커뮤니케이션 격차가 발생한다. 이러한 격차는 단순히 정보의 접근성을 넘어서 개인의 사회적 소속감, 정체성 형성, 심지어 정신 건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다.
온라인 소셜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의 중년층은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의료 기술의 발달로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50대 이상의 중년층도 50년 이상의 인생을 더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사회적 소속감과 행복은 어떻게 보장될 수 있을까?

텅빈 밤거리
1990-2000년대의 밤문화가 사라진 후 텅빈 밤거리.
경기 침체로 인해 잃어버린 30년 디플레이션의 시대가 함께한다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우리 사회는 개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장기적인 준비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5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많은 것들이 변화하였으며, 이러한 변화는 점점 가속화되어 계층 간의 불균형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향후 50년 당신의 100세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자.

사회적 제도와 지원은 필요하겠지만, 결국 개인의 노력과 계획이 더 중요하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려는 자기주도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지난 50년간 많은 게 변했고, 앞으로 더 빨리 변할 것이다. 우리 각자는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어떻게 계획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사회적 변화를 기회로 삼아 개인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중대한 도전이자 기회다.

/윤현정 시인·아이랩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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