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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안양시 도시구조 개혁 추진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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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2.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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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미물이다. 급속한 시대의 변화는 도시의 과감한 변신을 요구하며 미래에 대응한 인프라를 절대 필요로 한다. 번창하던 도시들이 시대 변화에 대응치 못하고 쇠락한 사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즐비하다. 더구나 최근처럼 기술의 급발전으로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인구 절벽에 따라 도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게다가 생활 및 공간의 개인화와 다양화 트랜드를 기존 도시의 틀로 수용하기엔 역부족이다. 도시 경쟁에서 뒤처지면 결국 해당 지자체는 쇠락을 넘어 피폐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현재 지방 도시는 물론 수도권 위성도시까지 급격히 번지는 위기는 또 하나의 당면한 해결 과제이기도 하다.

안양시는 본래 수도권 남부지역의 최대 핵심 도시였다. 수도권 1기 평촌신도시가 들어선 9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가 60만 명을 넘어서면서 산업의 중추도시 역할을 해왔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 현재 50만 명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수원·용인·화성시 등이 100만 명 이상의 도시로 급팽창한 반면 안양시는 인구가 쪼그라들면서 지역 성장이 정체되어온 것이다. 이는 총생산(GRDP) 규모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성장률이 성남시 88.8%, 수원시 42.8%대를 넘지만 안양시는 37.7%대로 17조8000억원(2020년 기준)에 그침으로써 성남시 총생산 46조7000억 원의 3분의 1수준에 못 미친다.

주변 도시의 지속적인 확장과 신산업 유치 등으로 인구 유출이 가속화된 게 주된 이유다. 바로 성남·용인·광명시 등 인근 도시에서 테크노밸리·플랫폼시티 등 특화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IT 등 신산업을 유치, 청년을 중심으로 한 인구를 강하게 끌어들일 때 안양시는 배짱이 처럼 구시대적 재조업만을 끌어안은 채 제대로 대응치 못한 탓이다. 이로써 경기도 내 가장 많은 청년이 유출되는 구도시로 변했고 노령인구만 급격히 증가해 미래 비전마저 어두운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뒤늦게 안양시는 신도심인 동안구 평촌신도시 내에 위치한 시청 및 공공청사 자리를 활용한 신성장 산업 유치를 위한 대대적인 도시 개조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도심 중심공간에 입지한 6만㎡ 규모의 주요한 공간자산에 산업지도를 바꿀만한 신산업을 유치, 새로운 미래 동력을 얻고 낡은 만안구의 구도심권에는 행정기관을 입지토록해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발전 전략을 최우선으로 추진 중이다. 안양시는 이를 위해 주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데 이어 기본 구성용역 수립을 마치고 현재 신산업 유치를 위한 국내외 기업과 협상 중이다.
바로 안양시의 사례는 기존 도시의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과 타이밍(Timing)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인구 감소의 영향이 비단 지방 도시뿐만 아니라 수도권 위성도시까지 강하게 번져오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진 도시의 리스트럭처링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자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필수 전략임을 말해준다. 더구나 지역권의 청년이 대거 서울로 유입되면서 부산 등 지방 도시는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역효과 역시 단순히 도시의 확장이나 팽창만으로 이를 해결한다는 것은 무리다. 또 최근 선거 공약으로 난무하는 수도권 위성도시의 서울 편입만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오리려 재차 1극의 집중도를 유발해 도시문제를 더 복잡하게 꼬이게 할 수도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역시 단순히 개발 밀도만 올리는 정비사업 정도로는 의미가 없다. 당장 주택 소유자에게는 '헌 집 주고 새집 받는' 게 달콤한 일이지만 자족도시의 기능을 상실한 채 덩그렇게 주택만 대규모로 존재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60~70년 건설한 일본의 신도시는 이미 고령화의 그늘 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도시가 경쟁력을 갖추고 급속히 이탈하는 청년층을 붙잡기 위해 어떤 형태의 리스트럭쳐링이 필요한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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