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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BS수신료 분리징수 여론, 사장사퇴로 못 막는다

[사설] KBS수신료 분리징수 여론, 사장사퇴로 못 막는다

기사승인 2023. 06. 0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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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의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에 김의철 KBS 사장이 "분리 징수가 현실화되면 공영방송 근간이 흔들린다"며 "권고를 철회하면 사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김 사장은 "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사장직을 내려놓겠다"며 윤석열 대통령 면담도 요청했다. 그러나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수신료 분리 징수 요구를 사장사퇴로 막을 수 없다.

대통령실은 3월 한 달간 'TV 수신료 징수방식 개선' 투표를 진행했는데 약 5만6016명(96.5%)이 수신료 분리 징수에 찬성하고 2019명(3.5%)만이 반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KBS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권고했고, 방통위는 조만간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신료 통합징수는 1994년부터 30년간 한국전력 전기요금 납부청구서에 합산돼 징수돼 왔다. 2022년 순(純)수신료는 약 6900억원이다. 분리 징수할 경우 시청료 수입이 1000억원대로 급감, KBS의 다양한 공적 책무 이행이 어렵고,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 제작도 불가능해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게 김 사장의 주장이다. KBS의 연간 운영비는 1조5300억원 정도다.

통합징수는 시청자의 자발적 의사와 무관하게 KBS가 수신료 징수를 가능케 한다. KBS가 편파적 보도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아도 편파 방송을 계속할 수 있는 배경의 하나가 통합징수다. 최근 KBS 5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좌파·야당 친화적 인사가 80명인데 우파·여당 친화적 출연자는 11명뿐이었다고 한다. KBS 공영노조도 "수신료 분리 징수 위기는 현 경영진의 편파방송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직원 4800명의 KBS는 평균 연봉 8100만원에 억대 연봉자가 50%다. 무보직 억대 연봉자가 1500명이란 말도 들린다. 가히 신의 직장이다. 다른 방송이나 매체보다 더 공정하고 내용이 알찬 보도를 할 때 시청자들도 KBS를 애청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KBS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한다면, 높은 시청률에 따른 광고료 고수입 덕분에 수신료 없이도 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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