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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에너지 산업, 경제제재 불구 성장 가시화…푸틴 “美 주도 단극체제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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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누르술탄 통신원

승인 : 2022. 07. 21. 10:16

러시아 통계청, "1분기, 전년동기 대비 4.4% 성장"
푸틴 "새 세계질서 구축 위한 혁명적 변화 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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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전략 주도국이 주최한 '새시대를 위한 강한 구상' 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크렘린궁 제공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각종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에너지 산업의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러시아 일간 RBC지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 통계청(Rosstat)이 발표한 통계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중 에너지(석유·천연가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7%로, 전년동기 대비 4.4%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Rosstat은 통상적으로 연도별 통계를 공개해왔으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분기별 통계를 공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까지 러시아 에너지 산업은 GDP의 평균 20%를 차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직후인 2020년 2분기 유가 폭락을 사유로 12.6%까지 하락했다가 2021년을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각종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1~5월 상반기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증가한 2억1940만톤에 달했다. 또 원유생산 증가에 따라 국가 재정 수입도 28% 상승했다.
하지만 알렉산더 시로프 러시아 경제 아카데미 연구소장은 러시아 에너지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시로프 연구소장은 "러시아 경제활동지표 코드(OKVED)를 적용해 발표한 이번 Rosstat 통계자료는 신뢰성이 높다"면서도 "유가가 상승하면 GDP에서 에너지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연스레 증가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로프 연구소장은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가 6월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이 2월 수준으로 회복돼 일일 생산량 990만 배럴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하지만 지난 4월 재무부는 경제제재가 현실화됐을 때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이 17% 감산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도·중국에 대한 원유 수출은 여름부터 감소할 것이고 핵심 시출 기술을 보유한 외국 에너지 사업자의 이탈로 인해 폭발적인 증산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높아진 유가 때문에 국가수입의 평균 40%를 차지하는 에너지 산업으로 인한 국가재정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자신감을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전략 주도국이 주최한 '새시대를 위한 강한 구상' 포럼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차단 등 각종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에너지 산업을 필두로 선전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며 "미국이 주도하는 단극체제의 시대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서구의 초국가적 엘리트들이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세계사의 새로운 단계가 도래하고 있다"며 "조화롭고 보다 정의로우며 안전한 세계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혁명적 변화가 지금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초강대국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비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7년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해 "하나의 권력중심, 하나의 의사결정중심, 하나의 주인, 하나의 주권자의 세계는 (미국이 주장하는)민주주의와 무관하다"며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경제성장이 진행됨에 따라 세계의 다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민규 누르술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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