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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중국 자본 말 많지만…치솟는 배우들 몸값은 어쩌나

[기자의눈]중국 자본 말 많지만…치솟는 배우들 몸값은 어쩌나

기사승인 2021. 06. 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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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연예기획부 김영진 기자
SBS ‘조선구마사’ 사태 이후 중국 자본에 대한 시청자들의 걱정이 여전하다. 반면 배우들의 치솟는 몸값으로 제작비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하다.

국내 방송사뿐만 아니라 미국의 OTT(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국내 OTT 왓챠플레이·티빙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영 중이다. 또 스트리밍 서비스만 제공하던 업체들이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배우들의 활동 반경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의 몸값도 함께 상승했다. 인기 남자 배우의 경우, 회당 억대는 기본이며 신인들도 수요가 늘어나 몸값이 덩달아 올라갔다. 겹치기 출연이 어느 정도 가능한 조연급들의 몸값은 폭등하진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과 주 52시간 근무제 영향으로 스케줄을 맞추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 관계자는 “노동 환경 변화에 따라 전체적인 인건비 규모도 상승했다. (인건비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우들의 몸값은 자꾸 올라가고 한 번 올라간 몸값은 절대 내려오지 않는다”며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해외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중국 자본만 받지 않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방송국은 힘을 잃었고 자본이 없다. 이젠 돈 있는 제작사들이 입김이 더 세다”면서 “제작사와 출연 배우의 소속사가 같으면, 배우의 출연료를 소속사가 수수료 명목으로 다시 회수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주연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예전부터 흔했지만, 최근에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드라마 출연도 잦아지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 창출을 노려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돌은 몸값이 전업 배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인지도는 웬만큼 있다. 해외에 판권이라도 팔린다면 작품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자본의 대거 유입은 대개 그들이 선호하는 주연급 연기자들의 개런티 상승으로 이어지곤 한다. 때로는 시장에서의 적정 가치 이상으로 배우들의 몸값을 끌어올려, 오히려 제작 환경을 어지럽히기도 한다. 그렇다고 중국 자본을 마냥 배척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늘어난 제작비 충당은 물론이고, 한국 콘텐츠의 영역 확대를 위해서도 중국을 비롯한 해외 자본은 필요하다.

점차 좋아지고 있는 노동 환경에도 최저 임금이나 열정 페이를 강요받는 현장 스태프는 여전히 많은 반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우들의 몸값에 대한 규제는 어디에도 없다. 중국 자본을 탓하기에 앞서, 이처럼 비정상적인 구조가 바뀔 수 있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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