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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성과급 반란’ 속 인상률 0.5%에 빛나는 SK이노베이션 임금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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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1. 03. 05. 06:00

(11-16)김지혜-반명
SK이노베이션의 노사가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공감하며 임금협상 20분 만에 인상율 0.5%에 잠정합의했다. 조합원 93.5%가 참여해 90.9%가 찬성했다. 최근 성과급을 놓고 경쟁업체와 비교해 경영진과 날을 세웠던 여느 기업들과는 대조적이다.

임금인상률 0.5%는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0.5%)와 연동한 수치로, 0.5%는 2010년 이후 최저 소비자물가지수다. 거의 동결이나 다름없는 수치다.

노사가 0.5%에 불과한 임금인상률에 선뜻 90% 이상이 찬성한 것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해진 결과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낮은 임금인상률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대 최고 찬성률도 참정합의안이 가결됐다”면서 “회사와 함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동조합과 구성원들의 단합된 모습과 성숙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더해 배터리·분리막 등의 신성장동력을 키우고 있지만 주를 이루고 있는 정유업이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적으로 침체되며 직격탄을 맞은 데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2020년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그동안 연말 두둑하게 지갑을 채워줬던 성과급은 딴 나라 이야기가 됐다. 성과급 논란의 진원지인 SK하이닉스가 SK계열사임에도 성과급 이야기에서 소외된 것은 물론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연봉까지 반납하고,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가 공개 사과를 하며 성과급 논란이 SK를 넘어 삼성, LG 등 들불처럼 번지던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이 0.5%의 임금인상률에 조합원 90%가 20분 만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물론 기업이 이익을 거두면 함께 노력한 직원들에게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장기화된 코로나19에 미·중 무역분쟁 등 경영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과 구성원이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면 그 기업의 신뢰가 쌓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노사가 만나 20분 만에 속전속결로 0.5%에 불과한 임금상승률 합의를 도출한 SK이노베이션의 임금협상이 빛나는 이유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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