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은 양력으로 정월 초순에 들기에 이른바 ‘정초 한파’라 불리는 강추위가 몰려오는 시기다. ‘소한 땜’이니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는 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 무렵 흔히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닥치는데 이때는 전국이 연중 최저기온을 나타내는 그야말로 엄동설한(嚴冬雪寒) 또는 줄여서 엄한(嚴寒)인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는 혹한을 일컬어 삼구엄한(三九嚴寒)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여기서 삼구는 동지 후 세 번째 9일 즉 양력 1월 18~19일로 소한의 끝 무렵이다. 절후의 이름으로 보아 대한 때가 가장 추울 것 같으나 한반도에서는 소한 때가 강도 얼어붙는 등 1년 가운데 가장 추운 경우가 많다.
옛날에는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 전까지 약 한 달 간 혹한과 강풍과 폭설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게다가 한겨울의 바람은 그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공기가 차기 때문에 그 밀도가 높아 더 세차게 몰아치며 옷깃으로 파고들고 외풍이 되어 방안으로 틈입한다. 소한 어간에는 춥기에 눈이 많이 오기도 하지만 찬바람이 많이 부는 높은 곳에서는 상고대도 많이 내린다. 그런데 눈이 내려 붙은 나뭇가지에 다시 상고대가 내리면 나무의 눈꽃이 더 화사해진다. 소한 어간의 높은 산등성이에서 눈꽃이 가장 화려하게 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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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은 북풍한설(北風寒雪)로 인한 혹한기이기에 많은 이들이 바깥활동을 삼가고 어쩔 수 없이 대개 집안에 머무르게 된다. 그러나 이때가 가장 추운 때인 탓에 얼음이 꽁꽁 얼고 눈이 와서 쌓여도 잘 녹지 않기에 눈썰매를 타거나 눈싸움을 하거나 얼음지치기를 하는 등으로 겨울놀이에 가장 좋은 때이기도 하다. 또 이때는 삭풍이 많이 불어 연날리기에도 가장 안성맞춤인 때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때가 겨울놀이로 신나는 계절이다. 소한은 혹한기이기에 다른 때 할 수 없는 놀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혹한에 따르는 자연의 보상이다.
혹한으로 강이나 호수가 꽁꽁 얼어붙은 곳에서 얼음을 깨고 하는 얼음낚시는 소한 어간에 많이 하고 그래서 인제, 양평, 강화 등의 빙어축제, 화천의 산천어축제, 평창의 송어축제, 동강 겨울축제 등도 대체로 이 무렵에 열린다. 한겨울이 제철인 음식으로 서해에서 나는 새조개가 있는데 그 속살이 새의 부리 모양과 닮아 그런 이름으로 불린다. 한겨울에 가장 맛이 좋은 채소인 미나리는 보통 9월 미나리꽝에 미나리 자른 것을 뿌리면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수확할 수 있는데 한겨울 얼음 밑에서 수확한 것이 향과 맛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