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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北, 선의엔 선의로 화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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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승인 : 2020. 01. 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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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북·미 대화 추동 의지를 밝힌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이 같은 문 대통령의 구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며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해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며 “지난 한 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한 걸음이든 반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음도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여건 조성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노력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남북 철도·도로 연결 실현 방안 모색 △도쿄올림픽 공동 입장·단일팀 구성 등 스포츠 교류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은 정상회담을 포함한 모든 남북 협력 수단을 활용해 남북이 주도적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어가자는 뜻으로 읽혔다. 교착상태인 북·미 대화를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풀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풀이됐다.
국제사회도 즉각 반응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문 대통령의 제안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다는 한줄기 희망을 준다”고 평가하며 “북한 최고 지도자는 문 대통령이 제시한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어떤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급기야 11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생일 축하 메시지를 청와대가 전달한 것을 두고 ‘자중하는 게 좋을 것’이라든지 ‘주제넘은 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아냥댔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는 옳지 않다. 한국은 엄연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다.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 보려는 상대의 선의는 선의로 받아들이는 게 성숙한 사람의 자세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선의에 화답해야 한다.
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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