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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중 경제 현실 반영하는 민영기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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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19. 02. 26. 22:04

중국 당국 지원 시사
지금 중국 경제는 상당히 나쁘다. 혹자들은 올해에도 6%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하는데 왜 나쁘냐고 할지 모른다. 한국이 6%대의 성장을 한 것이 까마득한 과거의 일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 ‘중진국 함정’이 운위되고 있는 개발도상 국가이다. 총량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6%대 성장은 진짜 만족스럽다고 하기 어렵다. 위기라는 말을 써도 과하지 않다.

더구나 이 수치도 정부가 발표한 것이다. 신빙성이 있어야 하나 중국 통계에 워낙 뻥튀기가 많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현실은 정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때문에 경제 현실을 용기 있게 설파하는 것에 관해서는 반정부적 경제학자인 샹쑹쭤(向松祚) 런민(人民)대학 교수의 주장이 더 신뢰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가 최근 강연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7%에 불과했다. 올해는 더 나쁠 것이라는 전망은 충분히 유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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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현실을 잘 보여주는 만평. 부동산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줄도산이 불가피하다./제공=차이신왕.
중국 경제가 확실히 나쁘다는 사실은 민영기업들의 현실에서 잘 알 수 있다. 요즘 이유 없이 국진민퇴(國進民退·국영기업은 승승장구하나 민영기업은 쇠락함)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도 그렇다. 지난해 도산 기업이 수백만 개에 이르는 현실이 이런 사실을 분명히 증명한다. 여기에 유명 유니콘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에 이르는 업체)인 징둥(京東)과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올해 각각 10%와 15%의 감원을 발표한 사실까지 상기할 경우 중국 경제의 현실은 그야말로 참담하다고 해도 좋다. 뭔가 대책이 나와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다행히도 금융 당국은 최근 이런 현실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 민영 기업에 대한 융자를 대폭 증액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만 봐도 확실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유명 경제 포털 사이트 차이신왕(財新網)의 보도에 따르면 대형 국유 상업은행들은 이 지시에 의거, 2019년 중소기업 대상 대출 잔고를 30% 이상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영기업은 중국 경제를 절반 이상 책임지고 있다. 신규 고용에도 절반 이상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 사정은 대단히 나쁘다. 부동산 분야의 경우 부채비율이 1000% 이상을 넘는 기업들이 부지기수에 이른다. 가만히 방치하면 줄도산은 언제든지 발생 가능한 현실이 된다.

늦을 때라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중국 금융 당국이 민영기업들에 대한 지원에 나선 것은 진짜 이런 말이 적당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중국이 경제 위기를 이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조치는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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