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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야당은 져주면서 얻어내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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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 기자

승인 : 2013. 12. 10. 19:40

“회고록도 쓰지 않고 고향 가서 눕겠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87)는 10일 국회에서 여·야 간 대립과 관련해 “야당은 국회를 지키면서 지는 것으로 당에 이로운 것을 얻어내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강창희 국회의장, 김수한·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한동·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과 환담하는 중에 강 의장이 “정치가 시끄러워 죄송하다”면서 조언을 구하자 “야당은 실권을 쥔 사람들을 때려 얻어내려고 하지 말고 져주면서 얻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집권당을 상대로 머리를 쓰고, 지면서 이기는 방법을 모색해야지 물리력을 쓰면 결국은 손해”라고 했다.

이에 앞서 김 전 총리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운정회(雲庭會) 창립총회에서 맹자의 ‘무항산 무항심(無恒産無恒心)’을 인용해 “민주주의와 자유도 그것을 지탱할 수 있는 경제력이 없으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무항산 무항심은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은 부존자원이 하나도 없는 가난한 나라가 살아가는 방법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 해외에 파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배고픈데 무슨 민주주의가 있고 자유가 있느냐. 5·16 직후 아주 정확한 정치노선을 정립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일으켜서 비가 많이 오고 홍수가 날 지경인데도 홍수가 안났다고 하지만 그 효과 때문이 아니다”면서 “박 전 대통령 시절 산에 못 들어가게 하고 벌거벗었던 산이 파랗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이제 갈 곳은 죽는 곳 밖에 없는데 국립묘지에 가지 않고 우리 조상이 묻히고 형제들 누워 있는 고향 가서 눕겠다”면서 “회고록도 쓰지 않고 비석에 ‘영생의 반려자와 이곳에 함께 눕노라’고 하나 쓰겠다”고 말했다.

운정회는 김 전 총리의 아호를 딴 모임으로 우리나라 산업화 시대에 기여한 김 전 총리의 공로를 기리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회장을, 정우택·이완구·성완종 새누리당 의원과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등이 부회장을 각각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강창희 국회의장, 김재순·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홍구·정운찬 전 국무총리, 새누리당 서청원 정몽준 이인제 의원, 심대평 전 충남지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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