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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왕좌 노리는 신한금융 진옥동號… 비은행 실적개선 고삐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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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 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2. 06. 17:34

리딩뱅크 보유에도 KB금융과 격차↑
카드·증권 등 비은행 실적 부진 발목
인적쇄신 단행 통해 계열사 드라이브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신한금융은 리딩뱅크 신한은행을 보유했음에도, 부진한 비은행 계열사 탓에 실적 성장세가 KB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이다.

취임 후 2년 동안 '일류(一流)신한'을 강조하며 질적 성장에 치중해왔던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 회장은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리딩금융그룹 도약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그룹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진 회장이 올해 자회사 대표이사(CEO)의 세대교체성 인사를 단행했다는 점도 이러한 고민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고강도 인적 쇄신을 위기 극복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신한금융은 수익성에선 밀렸지만, 주주환원측면에서는 KB금융과 비슷한 수준을 예고했다. KB금융은 약 1조7600억원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도 1조1000억원의 배당과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포함해 1조7500억원 규모의 총 주주환원 규모를 제시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29% 증가한 4조6255억원을 기록했다. 금리 하락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했음에도, 경기 상황에 대응한 가계·기업대출 등 균형 있는 대출자산 증가가 영업이익 성장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4분기 중 확대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도 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인 은행을 중심으로 손익을 방어, 안정적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위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5% 증가한 3조6954억원을 기록했는데, 하나은행(3조3564억원)과 국민은행(3조2518억원)을 따돌렸다.

신한은행의 호실적에도 불구, KB금융과의 리딩금융그룹 격차는 더 커졌다. 2023년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854억원 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031억원으로 확대됐다.

비은행 계열사의 차이 때문이다. KB금융은 손해보험, 증권, 카드, 생명보험, 캐피탈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이 전년 대비 15% 가량 개선됐다. 이에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은행 비중은 45%에 달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했다. 신한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5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지만,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5721억원으로 전년보다 7.8% 줄었다. 신한캐피탈은 1169억원으로 61.5% 역성장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143.6% 증가한 245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금리인하 기대감 선반영 등으로 작년 1~3분기 우호적인 영업환경을 고려할 때 아쉬운 결과다. 신한투자증권은 작년 10월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 과정에서 1357억원의 운용손실이 발생해 3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4분기에도 대체투자 평가손실로 적자를 냈다.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으로 리딩금융그룹에서는 더 멀어진 만큼, 그동안 질적 성장을 강조했던 진옥동 회장의 경영전략이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 회장은 연초 인사를 통해 13개 계열사 CEO 중 9개 계열사 CEO를 교체했다. 부진한 실적을 거둔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의 수장은 교체됐으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신한은행과 신한라이프는 연임에 성공했다. 계열사 CEO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보인 셈이다.

KB금융과 실적 격차는 벌어졌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에 더욱 힘쓴다. 신한금융은 올해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과 1조1000억원의 규모의 배당으로 총 1조7500억원을 상회하는 총 주주환원 규모를 제시했다. 이는 약 1조76000억원을 제시한 KB금융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분기 배당과 함께 자사주 취득·소각 규모 확대를 지속, 안정적인 자본비율 관리 등 견고한 기초체력에 기반한 일관되고 차별화된 자본정책으로 꾸준히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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