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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IPO 빨간불] 9개월간 마케팅비 970억…재무건전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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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기자

승인 : 2025. 02. 06. 17:37

전년 동기比 판매촉진비 38배·광고선전비 2배↑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수요예측 저조 가능성
빗썸 톱기사 이미지


빗썸이 지난해 3분기(누적 기준) 970억원 이상의 마케팅비를 쓰면서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해 IPO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의 지난해 1~9월 판매촉진비는 880억원 이상, 광고선전비는 93억원 이상이다. 두 항목은 마케팅 관련 비용으로 이들 금액을 합치면 973억원 이상에 달한다. 2023년 같은 기간 판매촉진비는 약 23억원, 광고선전비 약 3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배, 2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빗썸이 IPO를 앞두고 대규모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 투자자 관심 유도 등을 통해 수요예측을 성공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IPO에서 중요한 수요예측은 공모주 청약 경쟁률 등 시장 수요를 파악할 수 있어 상장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하면 IPO가 철회되거나 연기될 수 있다.

IPO를 앞두고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빗썸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689억원으로 전 분기 1046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줄었다.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도 빗썸의 IPO를 가로막는 요소다. 지난해 3분기 빗썸 자회사 11개 중 아이씨비엔코와 코드, 반장프렌드 3개 기업만 지분법 이익을 내고 나머지 8개사는 전부 손실을 기록했다. 부동산 기업인 아시아에스테이트에서 발생한 지분법 손실은 35억원 이상이다.

동종 업계 대비 시가총액도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증권플러스 비상장 기준 빗썸의 추정 시가총액은 4405억원으로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추정 시가총액(6조6560억원)의 약 6%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미래 성장성과 시장 신뢰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시가총액이 낮으면 공모가도 낮아질 수 있어 자금 조달 규모가 제한될 수 있다. IPO에서 전체 발행 주식 대비 공모 주식 비율이 낮으면 유동성 문제가 불거져 기업 신뢰도가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대규모 마케팅비 지출이 IPO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비용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거액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게 되면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쳐 IPO 성공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기존 목표대로 올 하반기 IPO를 추진하고 있다. 마케팅비 지출이 큰 부분에 대한 업계 시각이 갈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2024년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시장 상황도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빗썸은 2020년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와 회계기준 부재로 IPO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으로 지난해 4월 이재원 대표의 임기를 2년 연장한 빗썸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에 착수했다. 빗썸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 복잡한 기업 지배구조, 경영 불투명성, 낮은 신뢰도 등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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