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업계 입장에선 연초보다, 정부와 소비자들의 집중도가 덜한 연말에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가격을 올린 업체들이 하나둘 늘어날 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12월부터 백산수 출고가를 9.9% 인상한다. 백산수 제조에 들어가는 경영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해 출고가를 인상키로 한 것이다. 해당 제품을 중국 연변공장에서 생산해서 국내로 들어오는 구조인데 해상 물류비가 2018년 대비 90% 수준의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원인이다.
농심 켈로그도 시리얼컵 4종의 가격을 같은 달 1일 1900원에서 2000원으로 5.2% 올린다. 켈로그 콘푸로스트도 3500원에서 3700원으로 5.4%, 켈로그 첵스초코팝핑은 5000원에서 5600원으로 12% 상향 조정된다.
이에 앞서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의 출고 가격을 이달 15일 평균 8.9%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커피 원두, 설탕,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과 높아진 환율의 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커피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재배할 수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하지만 고환율 시대에 글로벌 원두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지게 되자 결국 제품 인상을 단행했다.
해태제과는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포키, 홈런볼, 자유시간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조정해 평균 8.59% 인상한다.
문제는 식음료 가격 인상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음료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원가 압박에 대한 부담감이 큰 나머지 연내 일부 품목에 한해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 부담은 커지는데 정부의 개입으로 제때 올리지 못하면서 연말 한꺼번에 터진 측면도 있다"며 "더 이상 늦췄다가는 4분기 실적은 물론,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는 만큼 많은 식음료 업계가 가격 인상 카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