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실 부활도 현재로선 난망
DS, 임원 소집 연속 회의 열어
인적 쇄신·조직 재정비 가닥
물론 삼성 측은 이 모든 걸 '카더라'일 뿐이라고 일축합니다. "인사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정말 모르는 일"이란 말도 곁들입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 및 조직개편을 앞당기려면 2000여명의 임원 인사평가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예년과 비슷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귀띔합니다. 11월 초중순 인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경영진들의 '퇴직이냐, 연임이냐, 이동이냐' 거취 결정뿐 아니라, '컨트롤타워 재건' 역시 재계 관심사입니다. 다만 이 관련해서도 "현재로선 난망한 상황"이라는 게 관계자 의견입니다. 2017년 2월 해체된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 단위의 컨트롤타워를 다시 만들어 흩어져 있는 그룹의 역량을 한데 끌어모아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지는 상태인데도 말이죠.
예년과 달리 삼성 인사설이 난무하는 건 그만큼 삼성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작금의 위기를 넘어서려면 쇄신인사를 통해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해법입니다. 물론 대규모 인사가 능사는 아니라는 시각도 분명 존재합니다. 지금의 위기는 조직문화에 기인한 것이지, 사람 하나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위기 극복의 제1 단계는 적확한 원인 진단과 현실 분석이란 건 경영학의 기본입니다. 돌이켜보면 삼성 위기설이 불거진 건 불과 석달 전입니다.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을 하기엔 짧은 시간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지난 1일부터 내부 토론회를 연다는 소식에 주목합니다. 메모리사업부 임원들을 불러 모아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삼성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이번 토론회가 일회성 이벤트일지, 알맹이가 있을 지는 모르지만 삼성 내부에서 스스로 위기의 원인을 짚는 토론을 한다는 것 자체로 의미있다 여겨집니다.
올해 삼성 인사가 앞당겨질수도, 대규모로 이뤄질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사람만 바꾸는 인사가 아닌 재도약을 위한 변화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말한 지(知)·행(行)·용(用)·훈(訓)·평(評)의 자질을 갖춘 인사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