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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산케이신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일본의 올해 쌀 유통량은 지난해 여름을 강타한 무더위에 생산이 줄어든 여파로 급감해 전국적인 품귀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난카이 트로프(해곡) 지진'과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 중인 10호 태풍 산산 등의 영향으로 주식인 쌀을 포함한 피난용품을 미리 비축해 놓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
일부 소매 매장에서는 1인당 구입 제한이 걸렸고,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한 되팔이 현상까지 나타나는 이상 조짐을 보였다. 이에 농림수산성은 "9월부터 올해 햅쌀 출하가 시작되기 때문에 쌀 품귀 현상은 곧 해소될 것"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과열된 사재기 열풍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국적인 쌀 사재기 열풍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입장은 쌀이 부족할 것이라고 느끼는 시민들의 인식과 현실 사이에 적지 않은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농림수산성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쌀 부족 현상은 소매에서만 일어나고 있다"며 "물론 쌀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주식용 쌀의 공급량이 모자란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텅빈 쌀 소매 매장' '2024년 쌀 소동' 등 자극적인 문구를 동원해 해당 소식을 경쟁적으로 전하는 일부 언론들의 과열보도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필요 이상으로 고조된 게 사재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림수산성은 "현재 도매 및 요식업에 대한 쌀 공급도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일부 언론의 과열보도가 쌀 품귀 현상을 부채질해 불안감을 더 확대시킬 경우 불필요한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총무성이 지난 23일 발표한 전국소비자 물가지표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쌀가격이 전년동월 대비 17.2% 올라, 20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산케이는 이런 가격상승 곡선이 향후에도 계속 이어지면, 쌀이 가계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