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젤렌스키, ‘비리 의혹’ 국방장관 전격교체…개전 후 ‘최대 개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904010001659

글자크기

닫기

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9. 04. 16:15

국방부 물자조달 비리에 레즈니코우 책임론 부상
후임에 루스템 우메로우 국유자산기금 대표 지명
UKRAINE-CRISIS/DEFENCE-ZELENSKIY
3일(현지시간) 경질된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루스템 우메로우 국유자산기금 대표./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올렉시 레즈니코우(57)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식 텔레그램 계정과 화상 연설을 통해 "레즈니코우는 550일 이상의 전면전을 겪었다"며 국방부가 새로운 접근법과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방장관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임 국방장관으로 야당 정치인인 루스템 우메로우(41) 국유자산기금 대표를 지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추가적인 설명이 없어도, 의회는 이 인물을 잘 알 것"이라며 의회의 지지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방장관 지명자는 이번주 내에 의회의 인준을 받아 정식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국방장관 교체 결정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최대 개편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우크라이나의 국방 체제 개편을 위한 움직임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진단했다.
2021년 11월 국방장관직에 오른 레즈니코우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숱하게 서방국가들을 방문하며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국방부의 군사 물자 조달 비리 스캔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레즈니코우의 책임론이 부상했다. 국방부는 지난 1월 식량을 부풀려진 가격에 구매했다는 의혹이 불거진데 이어, 지난달에는 통상보다 3배 높은 가격에 군용 재킷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미국 CNN방송은 레즈니코우가 부패 스캔들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그와 관련된 여파로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아울러 레즈니코우 본인의 사임 요청과 더불어 전쟁 장기화에 따른 새로운 리더십 열망 등이 국방장관 교체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신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우메로우 내정자는 크림반도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 크림 타타르인이다. 크림 타타르인은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통치 아래서 박해를 받으며 저항운동을 벌여온 민족이다. 우메로우 내정자는 전쟁포로·정치범 맞교환 협상과 점령지 민간인 대피 등에 관여했으며, 흑해곡물협상을 논의하는 대표단에도 참여한 바 있다.

한편 경질 발표에 앞서 이날 레즈니코우는 우크라이나가 이르면 올가을부터 드론 생산에서 '붐'을 일으킬 것이라며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드론 공격이 격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드론 생산과 관련한 여러 법과 규제가 완화됐다면서 생산될 드론의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본토 공격에 서방 지원 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우크라이나는 자체 무기를 개발, 생산하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최근 양국의 '드론 전투'가 나날이 격렬해지면서 드론 생산 역량이 전황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이날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일대에 3시간 반동안 드론 공습을 퍼부어 민간인 2명이 부상하고 다뉴브강의 민간 기반시설이 파손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란제 자폭 드론 25대 가운데 2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선미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