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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명절에 쿠란 태우며 시위…스웨덴 나토가입 더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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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6. 29. 15:51

스톡홀름 모스크서 쿠란 소각 시위…"경찰 사전 허가"
튀르키예 "반이슬람 행동 허용 안돼" 반발
NATO-NORDICS/SWEDEN-DEMON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모스크 인근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쿠란을 소각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이슬람 최대 명절에 맞춰 스웨덴에서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을 태우는 항의시위가 벌어지자 튀르키예는 이슬람 증오를 방관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튀르키예의 어깃장으로 스웨덴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나토 합류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200여명 규모의 반(反)이슬람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한 이라크계 스웨덴 국적자는 쿠란 내용을 비판하며 불에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메카 연례 성지순례 이후 열리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아드하에 맞춰 열린 것으로, 매년 1만명의 관광객들이 명절을 기념하기 위해 이 모스크를 찾는다.

스웨덴 당국은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시위를 허락했으며, 시위 참가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 시위는 합법적이지만 적절하지 않았다"면서도, 시위 허가 결정은 경찰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구의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믿는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결정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스웨덴의 쿠란 소각 시위 허용은 "극악무도한 행위"라며 표현의 자유를 핑계로 반이슬람적 행동을 허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모스크의 이맘(이슬람 성직자)도 시위를 허가한 스웨덴 경찰에게 실망했다면서 "경찰 측에 시위 장소를 옮겨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음달 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스웨덴에서 또다시 쿠란 소각시위가 벌어지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에도 스톡홀름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인근에서 쿠란 소각 시위가 벌어져 튀르키예가 스웨덴과의 나토 가입 협의를 중단한 바 있다.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핀란드는 지난 4월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했지만, 스웨덴은 여전히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최종 동의를 기다리고 있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최대 안보 위협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대응에 스웨덴 지원이 미비하다며 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한 서방 관리는 내달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 전 튀르키예가 마음을 돌릴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튀르키예 대통령 대변인 겸 수석고문과 회담하고 스웨덴의 조속한 나토 가입을 위한 협조를 재차 촉구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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