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슈돋보기] 가스공사의 LNG 수입가격 논란… 진실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628010015327

글자크기

닫기

임초롱 기자

승인 : 2022. 06. 28. 08:01

한국가스공사_본사사옥_전경(2)
한국가스공사 대구 본사 사옥 전경 /제공 =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규모 글로벌 3위권 업자이자 우리나라의 가스 공급을 책임지는 한국가스공사가 비싼 가격에 LNG를 들여와 국민들에게 비용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직접 수차례에 걸쳐 해명에 나섰다. 가스공급 생태계를 모르는 데에서 나오는 무지성 지적이라는 반박이다. 또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무한 수급 관리 의무 때문이라는 해명도 덧붙였다.

◇“가까운 일본, 국내 민간 발전사보다도 높은 가스公 LNG 수입가”…가격 협상력 논란 불씨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올 1~3월 동안 LNG를 매입하는 데에만 14조4997억원을 썼다. 가스 공급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톤당 매입 가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이 기간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수입량이 1342만6000톤인 점을 고려하면 가스공사는 약 1208만3400톤을 수입하는 데 해당 금액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가스공사는 국내 도입 물량의 약 90%를 담당한다. 가스공사는 LNG를 1톤당 119만9000원,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인 1205.68원 기준으론 1톤당 약 994.46달러에 사들인 셈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올 1월 기준으로 보면 특히 겨울철 수급 물량이 가장 높았던 1월엔 우리나라의 총 LNG 수입 물량은 499만9000톤이었다. 같은 방식으로 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195.88원이었던 점을 고려해 단순 계산해보면 가스공사는 올 1월엔 LNG를 1톤당 약 1002.6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달 일본이 1톤당 약 714달러에 사들인 점을 고려하면 가스공사가 일본보다 40% 넘게 비싼 가격으로 국내에 도입하면서 국민들에게 비용을 전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실에 따르면 올 1월 가스공사는 1mmbtu(=약 0.02톤, 열량 단위)당 평균 24.46달러에 LNG를 수입하면서 평균 11.93달러인 민간 직수입 업체 도입가의 두 배를 웃돌았다. 가스공사 수입 터미널이 있는 인천·삼척·평택·통영과, 포스코에너지·SK E&S·GS EPS 등 민간 업체 터미널이 있는 보령·광양의 LNG 통관 가격을 비교한 수치다. 올 1분기에는 민간 업체(12달러)들이 가스공사(20달러)의 60% 수준 가격에 LNG를 들여왔다는 분석이다. 가스공사는 국내 도시가스 시장에서는 100%, 발전용 LNG 시장에서도 85%라는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가격 협상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채희봉 사장 “민간 발전사 부담 떠안는 시장 구조 탓…日 시장과 단순 비교도 어불성설”
이에 대해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 수급상황과 LNG 도입 체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현물도입 가격이 높았던 특정시점만 따로 떼어내 비교하면서 가스공사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1월은 겨울철에 가장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달”이라며 “가스공사는 전력의 블랙아웃을 방지하기 위한 천연가스 무한수급책임이 있기 때문에 수급을 맞추느라 고가의 현물을 들여올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해명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1월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 영향 등으로 LNG 현물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일본은 지속적인 수요 감소로 전년동월대비 LNG 수입량이 약 16% 감소했다. 반면 한국의 수입량은 약 13% 증가했다. 또 1월 일본 도쿄의 평균기온은 영상 4.9℃로 서울의 평균기온 영하 2.2℃ 에 비해 크게 높아 에너지 수요가 크지 않은 환경이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일본 유틸리티기업들은 1월 석탄 수입을 최근 2년 간 최대수준으로 늘렸고 고가 현물시장에서 1월 LNG 현물구매를 축소해 왔다. 이 같은 수급환경의 차이를 고려하면 올 1월 단 한 달 동안의 수입가격 만으로 LNG 도입경쟁력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채 사장과 가스공사의 주장이다.

채 사장은 “가스공사가 고가의 현물을 상대적으로 들여오지 않았던 올 4월에는 가스공사의 도입단가가 일본에 비해 1톤당 100달러 가까이 저렴했다”며 “가스공사가 비싸게 현물을 대거 사들인 1월의 경우에도 가스공사의 장기도입계약 평균단가는 일본보다 저렴했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 발전사들과의 비교에 있어서도 LNG 수입 구조를 들며 역설했다. 채 사장은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방법은 수십년짜리 장기도입계약을 하거나 해마다 국제시장에서 수시로 현물로 사는 방법이 있다”며 “이에 따라 민간사들의 경우 국제 천연가스 시장이 매도 우위거나 매수 우위일 때 선택적으로 장기도입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체리피킹(cherry picking)이 가능하지만, 가스공사는 전력 부족 사태를 우려해 민간사들이 회피하는 도입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즉, 국제천연가스 시장이 외국의 메이저사들이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매수 우위일 때 민간 직수입자들은 장기도입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가스공사 입장에선 공급의무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이를 도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반대로 국제 시장이 매도 우위여서 국제시세가 낮게 형성될 때에는 민간발전사들은 자신들이 직도입하기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가스공사의 장기도입계약의 평균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들여올 수 있는 탓이다.
임초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