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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참다 못한 여성 아이돌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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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19. 12. 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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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포츠부 김영진 기자
남성 사용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른 바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어렵지 않게 성희롱 게시물을 찾을 수 있다. 성희롱 대상은 주로 여성 연예인이며 아나운서, 치어리더, 일반 여성이 등장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일과가 누군가에겐 성적 대상이 된다는 것은 충격적이지만 이러한 온라인 문화는 커뮤니티가 형성됐을 초기부터 쉽고 빠르게 정착됐다.

아이돌 그룹 ‘에이프릴’의 진솔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짧은 의상이나 좀 달라붙는 의상 입었을 때 춤추거나 걷는 것, 뛰는 것, 일부러 느리게 재생시켜서 짤 만들어서 올리는 것 좀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며 고통을 호소했고 해당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진솔은 올해 만으로 18세인 미성년자다. 포털사이트에 진솔을 검색하면 ‘움짤(움직이는 자투리 이미지 파일의 준말)’ ‘슬로우 움짤’ ‘몸매’ 등이 함께 한다. 미성년자인 진솔을 ‘성적 대상화’ 하지 않았다면 등장하지 않았을 연관 검색어들이다.

진솔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수많은 여성 연예인들이 이러한 고통에 시달린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기존 포르노 영상에 유명 여성 연예인 얼굴을 합성한 일명 ‘딥페이크’ 포르노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 중 25%가 한국 여성 연예인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성범죄와 관련한 청원이 올라오고 있고 정부는 불법 음란물의 주요 유통 창구인 ‘다크웹’ 추적 시스템을 연내까지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故) 설리와 구하라의 비보 이후 포털사이트 다음은 연예 뉴스 댓글 창을 없앴고 인물 연간 검색어와 더불어 실시간 검색어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포털 정화 활동도 물론 필요하지만 온라인 이용자들의 잘못된 시선들, 잘못된 인터넷 문화를 바꾸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진솔이 당했을 고통은 고려하지도 않은 일부 누리꾼들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성 연예인의 활동을 ‘성적 대상화’ 한다는 것 자체가 ‘성범죄’의 일부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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