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중국 노인 대국으로 급속도로 진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150724010014784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기자

승인 : 2015. 07. 30. 06:00

독거노인
중국은 모든 면에서 대국이다. 엄청난 인구와 미국 못지않은 규모의 국토를 가지고 있으니 그렇지 못하면 솔직히 그것도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노인 대국도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그렇다. 2014년을 기준으로 65세 이상의 인구가 1억4000만 명을 바라본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따지면 9% 전후에 이른다. 또 사실상 일을 하지 않는 60세 이상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무려 2억 명을 헤아린다. 전체 인구 대비 비율은 무려 15% 정도에 이른다. 이 정도 되면 중국을 노인 대국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가 없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2025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최소한 3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는 이런 단정이 크게 무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특히 시민들의 건강 상태가 비교적 좋은 대도시는 이런 노인 인구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나 완전히 노인들의 도시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도 베이징의 현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현재 베이징의 상주인구는 대략 2200만 명을 헤아린다. 그런데 이들 중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2.5%인 500만 명 전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65세까지 범위를 넓혀도 그 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5% 선인 330만 명에 이른다. 베이징만 놓고 보면 확실한 고령 사회라고 분류해도 괜찮다. 상하이(上海)나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보통 14% 전후는 된다.

중국이 급속도로 노인 대국이 돼도 본인들 자체만 놓고 보면 나쁠 것이 없다. 장수가 축복이 될 수 있다. 당사자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인생을 즐긴다. 도시의 경우 거리에만 나가봐도 이런 사실은 분명히 확인된다. 70대를 바라보거나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먹었을 노인들이 공원에서 태극권을 여유롭게 즐기거나 손자, 손녀들과 평화롭게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거의 일상인 것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볼 경우 중국이 대책 없이 노인 대국이 되는 것은 대재앙이라고 해야 한다. 우선 노동력이 부족해진다. 이에 대해서는 본인 자신이 70대를 바라보는 전직 공무원 쉬캉춘(徐康淳) 씨의 설명을 들어보면 명확해진다.
“과거 중국은 노동력 걱정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잉여 노동력이 늘 문제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회 전체가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다. 이미 노인 비율을 보면 고령화 사회가 돼 있다. 곧 고령 사회를 거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이처럼 사회 전체가 급속하게 늙어가도 출산율이 높으면 괜찮다. 하지만 출산율은 바닥이다. 한 자녀 정책을 거의 40년 동안 실시한 탓이다. 당연히 일을 할 수 있는 국가 전체의 노동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아니 이미 생겼다고 해도 좋다. 앞으로는 청년 1명이 노인 4명을 먹여 살려야 하는 시대가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경제는 상당히 심각해진다. 국가적으로는 재앙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일상이 되고 있는 노인 빈곤 역시 대재앙과 같은 맥락으로 파악해야 한다. 중국에는 은퇴 후 받는 연금 제도가 분명히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받는 이들은 소수에 속한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근로자 출신들이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출신 노인들은 이런 혜택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 경우에도 국가가 이들의 생활을 보장하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비관적이다. 기초 노년 연금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는 더욱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인들이 생활을 비관, 목숨을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이런 가능성을 잘 말해준다고 해도 좋다.

쿵차오(空巢)노인으로 불리는 독거노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현재 전국에 65세 이상이면서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은 전체 인구의 대략 50% 전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는 아니겠으나 상당수가 외로움이나 병마를 혼자 극복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독거노인들의 존재가 아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독거노인이 된다면 그 괴로움은 상상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중국의 노인 자살율이 세계적인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직 교사 리펑페이(李鵬飛) 씨의 말이 괜한 게 아닌 것이다.

물론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반드시 재앙인 것만은 아니다. 실버산업과 노인 용품 시장의 활성화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이렇게 단언해도 틀리지 않는다. 또 기대수명이 늘어남으로써 사회 전반이 심적으로 여유로워진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것도 고령 사회가 가져올 대재앙을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들이 잘 준비돼야만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다시 말해 고령 사회를 맞을 철저한 준비를 할 경우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노인 대국으로 달려가는 현실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조만간 일본과 함께 세계 유수의 노인 국가가 될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홍순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