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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총기 참사 왜 자꾸 일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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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4. 06. 23. 05:00

'부적응 병사 실탄·수류탄 소지 최전방 근무' 군 부대·병력 관리 '난맥상'…근무 피로 경감·병영개선 시스템 시급
부사관 1명과 병사 4명이 숨지고 8명의 장병들이 중경상을 입은 21일 육군 22사단 최전방 일방전초(GOP) 총기 참사 사건은 우리 군의 병력관리 난맹상을 또한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군 안팎의 전문가들은 1980년대 이후 이번까지 10차례 가까이 잊을만 하면 한번씩 대형사고가 터지고 있는 군내 대형 총기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방초소(GP)나 GOP, 최접적 지역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은 실제 실탄과 수류탄, 개인화기를 소지한 채 경계 임무를 하기 때문에 우리 군 병력 중에서도 신원이 가장 확실하고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장병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해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군에 들어오는 병력 자체가 급격히 줄어 들고 있어 예전 같으면 최전방 GP·GOP에서 근무할 수 없는 병력까지도 투입해야 하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일선 지휘관의 부대 관리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원병을 모집하는 해군과 공군, 해병대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징병제인 육군은 구조적으로 완벽한 병력 관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군에서 복무 부적합 우려가 있는 ‘보호관심병사’(관심병사)는 육·해·공군을 합해 7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국방부는 2005년 경기도 연천군 GP 총기난사 사건 이후 관심병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방부 규정에 따르면 관심병사는 A급 특별관리대상, B급 중점관리대상, C급 기본관리대상으로 나뉜다.

우리 군이 대형 총기 사건이 날 때마다 사후에 병영문화 혁신과 선진 군대 제도를 도입하면서 과거보다 장병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상담하며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장병들의 근무 강도와 부담을 좀더 덜어주고 첨단 경계 장비를 도입하는 과감한 투자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대형 총기 사고가 난 부대를 지휘했던 한 전직 지휘관은 “우리 군에서 총기 사고가 나는 가장 큰 원인은 결국 병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병사 개개인들이 어떤 강도로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번 22사단에서 일어난 사고처럼 깊숙이 따지고 들여다 보면 분명 부대 안에 나름대로 문제가 있지만 날로 병력 부족 때문에 ‘문제나 관심’ 병사들이 근무하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직 지휘관은 “남북한 간에 긴장·대치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최전방 GP·GOP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이 인원은 적은데 맡아야 할 임무 범위가 넓어 근무 피로가 누적된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근본적으로 병사 개인의 문제가 크지만 우리 군과 부대도 보다 세심하게 병사들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방개혁실장을 지낸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22사단을 직접 가보면 장병들이 담당해야 할 지역이 넓고 기본적으로 병력이 부족하다”면서 “사단장을 비롯해 가장 우수한 지휘관들을 뽑아 맡기고 있으며 사실 일선 지휘관들도 관심병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보다 많은 병영생활관 전문 상담관들을 배치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22사단은 1984년 6월 조 모 일병이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조 일병은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까지 도주했다. 1988년 9월에 이 모 이병이 수류탄 2개를 투척해 2명이 사망하고 수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09년에는 한 민간인이 22사단 관할구역 철책을 절단한 후 월북했다. 2012년 10월에는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2사단은 2개 사단이 맡아야 할 정도로 경계 담당 지역이 넓고 험준한 산악지역이어서 지휘관이나 일선 장병들에게도 근무 강도와 부담이 가장 큰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홍 교수는 “GOP 최전방 대대장들이 관심 병사들을 지휘관 지프 차량에 태우고 다닐 정도로 특별히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고처럼 관심병사가 GOP에서 근무할 정도로 우리 군이 병력상으로 여유가 부족한 것도 이번 참사의 원인 중에 하나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병역제도 자체를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는 간헐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사고”이라면서 “예전에는 가용병력이 많아서 전방 근무자를 선발해서 쓸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병력 자원 자체가 크게 줄어 갈수록 병사 관리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우리 군이 병영생활 상담관제도를 통해 부대 운용과 병사 관리에 있어서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일선 대대까지 실질적인 도움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전방부터 과학화경계시스템을 우선적으로 도입해 장병들이 근무 강도와 부담을 덜어주고 관심병사에 대한 시스템을 보다 촘촘히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의 저출산이 국방 측면에서도 문제라고 군사전문지 ‘IHS 제인스디펜스 위클리’가 지적했다. IHS 제인스디펜스 위클리는 21일(현지시간) 한국 국방력에 대한 최신 보고서에서 “한국은 징병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저출산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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