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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24시] 인력 부족 현장선 아우성인데… 경찰 ‘기동순찰대’ 충원 지시

[경찰청 24시] 인력 부족 현장선 아우성인데… 경찰 ‘기동순찰대’ 충원 지시

기사승인 2024. 08. 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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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신고·민원·고발사건 등 처리 안해
범죄 예방 목적 순찰 활동에만 집중
지구대선 "현실 모른채 인원만 빼가"
시민들도 "순찰차에만 있는지 의문"
치안력 집중 위해 만들어진 경찰 기동순찰대
경찰 기동순찰대 대원들이 지난 4월 16일 서울 종로구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 /연합
올 초 신설된 경찰의 '기동순찰대'는 창설 당시 지구대·파출소 등의 인원 차출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그런데 기동순찰대가 창설 6개월만에 다시 인원 보강을 추진 중이다. 이에 경찰 내부에선 또 '인력 빼가기냐'며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일부 시·도경찰청에서 '범죄예방대응과(기동순찰대) 직위공모'가 진행됐다. 경감 또는 경위 이하 계급에서 선발하며, 일부 지역에선 1년 미만 근무자 지원 불가 등의 구체적인 자격 제한을 걸어놓기도 했다.

기동순찰대는 흉기난동 등 이상동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올 2월 신설됐다. 사건을 접수받아 현장으로 출동해 해결하는 지구대·파출소와 달리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순찰 활동에 집중한다. 문제는 기동순찰대를 신설하면서 차출된 인원들로 인해 정작 현장 인력이 더욱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조직개편 이후 형사기동대와 기동순찰대가 출범하면서 부족한 인원을 기존 경찰들로 채워 가뜩이나 부족했던 인력이 더 부족해져 업무 가중이 심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기동순찰대를 충원한다니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경찰 내부의 반발과 달리 조지호 경찰청장은 기동순찰대 운영에 대해 꽤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취임 후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청장으로 있으면서 실제로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를) 운영해보니 투자한 만큼의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결론냈다"며 "제도 자체의 존폐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고비용 저효율인 지구대·파출소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지역주민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지역갈등을 해소하는 협력치안의 DNA를 회복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조직이 기동순찰대"라고 했다.

하지만 치안 서비스의 최종 소비자인 시민들은 기동순찰대의 실효성을 놓고 여전히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모양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모씨(38)는 "손님이 소란을 피워 밖에 정차돼 있는 '기동순찰' 차량을 보고 경찰관에게 말했는데, '112신고 따로 하라'며 응하지 않았다"며 "국민을 위해 경찰도 있는 것인데, 왜 정차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기동순찰대의 역할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직협 관계자는 "기동순찰대는 다른 경찰들처럼 112신고나 민원 업무, 고소·고발 사건 등의 처리를 하지 않지 않는다"라며 "기동순찰대나 형사기동대는 과거에 운영하다가 실패해 사라진 부서인데 아무 개선도 하지 않고 다시 만든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걸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인력을 빼가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고 그럴 계획도 없다. 만약 재배치가 필요하다면 가장 인원이 많은 내근직을 고려하고 있다.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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